하이패스 단말기 보급 활성화 엇박자

 한국도로공사가 하이패스(고속도로요금무인징수시스템) 단말기의 민간 유통을 활성화시키겠다고 천명해 놓고도 직접 유통을 강화하는 등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을 펴면서 하이패스 단말기 업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는 하이패스 단말기 확산을 위해 올해 초 유통 시장을 전면 개방, 일반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으나 정작 서울통신기술·AITS·하이게인텔레콤 등 기업은 하이패스 단말기 판매 활성화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는 도로공사가 5만 7000원대의 저가형 제품을 올해 계속 발주한 탓에 10만원대 제품을 판매하는 일반 기업들은 가격 및 유통망 경쟁력에서 모두 밀려, 자칫 사면 초가에 빠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도로공사는 올해 규모와 비슷한 하이패스 단말기 26만대 구매 입찰을 26일 공고, 판매할 계획이어서 민간 유통 시장 참여 업체 혹은 참여 준비 업체는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제조 업체 한 관계자는 “도공이 연초 민간 유통 시장을 개방하면서 도공의 판매 물량을 줄이겠다고 약속했으나 역으로 도공이 판매 물량을 계속 늘리고 있어 민간 유통 시장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데 힘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조 업체 관계자는 “현재 도공의 보급형 제품 제조 원가는 8∼10 만원에 달하지만 이를 5만원대 가격으로 도로 공사에 출혈 납품하고 있다”며 “도공이 보급형 제품을 계속 판매할 경우 민간 시장에서 투자비를 건지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도로공사는 하이패스 단말기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보급형 제품 공급을 일시 중단하면 민원 발생 소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도로공사측은 “10월말 104개 영업소의 하이패스 시스템을 추가 개통한 이후 단말기 판매량이 일일 5000대로 3배 가량 급증했다”며 “내년 2월 이후 공급 부족을 해소하고자 26만대를 추가 발주한다”고 말했다.

 도로공사는 그러나 올해와 달리 내년에는 도로공사의 판매 물량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도로공사 측은 “올해 하이패스 단말기 판매 물량 중 일반 기업의 판매 비중이 35%에 불과하지만 내년 100만 대 보급 시장에서 55%에 도달할 수 있도록 민간 유통 시장 판매 활성화를 지원한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전자신문, smahn@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