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가는 한국 휴대폰](1)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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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억6150만대 판매, 시장점유율 14.4%로 2위.’ (삼성전자)

 ‘8030만대 판매, 시장점유율 7.2%로 5위.’(LG전자)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휴대폰 제조업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눈 앞에 두고 있는 올해의 예상 실적이다. 예상대로 이 같은 실적을 달성하게 되면 두 회사는 모두 창사 이래 사상 최대의 판매량과 매출액이라는 영예의 성적표를 안게 된다.

 지난해까지만해도 부진한 실적을 거듭하면서 국내 휴대폰 산업의 위기론까지 불러왔던 두 회사. 이같은 우려를 단숨에 거두고 상전벽해의 눈부신 모습을 보이게 된 원동력은 뭘까?

 국내외 전문가들은 우리 업체들이 그동안의 성과나 경험에 안주하지 않고 대대적으로 전략을 수정해 생산과 기술개발,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우리기업들이 명실상부한 리더의 입지를 차지하기 위해 갈 길은 아직도 멀다고 한다.

거침없는 행보로 세계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한국 휴대폰 업체들. 세계속에 한국 휴대폰의 위상을 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각 국의 현장을 찾아 한국 휴대폰 산업의 미래를 조망해본다. <편집자주>

휴대폰 시장에 한국발 지각 변동이 일고 있다.

 삼성전자는 고가폰 전략에서 선회, 중저가 시장까지 그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영원한 숙적인 모토로라를 지난 상반기 18년만에 제치고 2위에 올라섰다. 현재는 3위와의 격차를 벌리며 부동의 1위 노키아를 향해 추격 중이다.

 LG전자는 프리미엄 디자인 전략으로 평균판매단가를 141달러로 끌어올리고 판매량과 이익률을 동반 상승시키는 경이로운 실적을 거듭 보여주고 있다. 1450만대의 누적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초콜릿폰을 필두로 4위인 소니에릭슨의 턱밑까지 추격했다.

 경쟁자였던 모토로라가 거듭 고배를 마시면서 상대적으로 유리해진 상황도 있었지만 우리 업체들이 근원적인 경쟁력 강화, 즉 글로벌 기업으로 재도약하기 위해 피나는 체질 개선의 노력을 기울인 것이 서서히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2007년, 준비된 성과=올 들어 국내 업체들은 해외업체와의 제휴를 통한 프리미엄 브랜드 확립, 확립된 브랜드를 바탕으로 한 저가폰 시장 공략 등 선순환 구조를 갖추기 시작하면서 다시 한번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정보통신총괄 수장 교체와 ‘엔트리 프리미엄폰’과 같은 새 전략을 들고 나왔다.

 최지성 사장 취임 후 진행한 ‘엔트리 프리미엄폰’ 전략을 통해 점유율을 빠른 속도로 회복했다.

 중저가폰을 통해 신규 시장 개척에 나선점도 놀라운 변화다. 삼성전자의 저가폰 SGH-E250은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1000만대 이상 판매됐다.

LG전자도 대륙별 출시시기 조절하고 지속적인 프리미엄 마케팅 등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전략으로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섰다.

 첫 모델인 초콜릿폰은 중동 지역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아직도 월평균 70만대 이상 판매되고 있다. 10월 말 현재 초콜릿폰의 누적 판매량 1450만대다. 3G폰 모델은 일본 시장 공략을 시작했다.

 존폐 위기까지 몰렸던 팬택계열도 지난 3분기 흑자로 돌아선데 이어, 연말까지 1조6000억원대 매출을 달성할 전망이다.

 ◇2008년, 뜨는 신흥시장=현재 휴대폰 시장은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폰 시장과 신흥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저가폰 시장으로 양분된 상황이다. 인도, 중국 등 저가폰 시장이 빠른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의 시장조사 자료에 따르면 북미, 유럽·CIS, 아시아·중동, 중국, 중남미 등 5개 권역의 휴대폰 총 수요는 올해 10억6100만대에서 8900만대 증가한 11억5000만대가 될 전망이다.

 이 중 아시아·중동, 중국, 중남미 등 3개 권역이 6억7700만대로 전체 시장의 59%를 차지한다.

 8900만대의 증가분 중 5500만대가 아시아·중동에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1200만대)을 포함하면 6700만대다.

내년에 판매되는 10대중 6대, 신규 개통되는 4대중 1대의 휴대폰이 아시아·중동 지역에서 판매된다는 말이다.

 ◇진검 승부는 이제 시작=문제는 지금부터다. 올리 페카 칼라스부오 노키아 최고경영자는(CEO)는 지난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전 세계에는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는 40억 명의 고객이 있다. 우리는 신흥시장 진출을 위해 공격적인 가격 경쟁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바 있다. “경쟁기업에게 추격의 여지를 주고 싶지 않다”는 말을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노키아는 올해도 4억3370만대를 판매, 20.33%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를 합친 것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50달러 이하의 저가모델을 신흥시장에 쏟아내며 중앙아시아 및 아프리카 지역 개척에 주력한 결과다.

 선두업체인 노키아는 물론이고 모토로라, 소니에릭슨 등 경쟁 기업들의 반격으로 본격적인 경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안이한 저가제품 전략이나 기존 스타일을 고수했다가는 지금까지의 공든탑이 하루 아침에 무너질 수도 있다.

신흥시장 소비계층에 대한 치밀한 분석을 토대로 개별 기업의 브랜드 및 제품 성격에 맞는, 주도 면밀한 공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

글로벌 경쟁, 신흥시장에 달렸다

 브릭스 4개국과 ‘포스트 브릭스’로 간주되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터키, 남아공 8개국에서 연간 가처분 소득 5000달러가 넘는 계층은 2005년 8700만 가구에서 2015년 1억7000만 가구로 폭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8개국의 구매력 기준 국내 총생산(GDP)은 2005년 이미 17조5000억달러에 달해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5대 강국을 합친 규모의 80%에 육박하고 있다.

 이들 신흥시장을 어떻게 공략하느냐는 기업 미래의 사활이 달린 문제인 셈이다. 이미 신흥시장의 여파는 휴대폰업계의 지각변동을 가져왔다.

 신흥시장에서 성과를 낸 노키아와 삼성전자, LG전자는 시장 점유율이 올라갔지만 그렇지 못한 모토로라나 소니에릭슨은 크게 고전하는 형국이다. 100달러 미만의 중저가폰이 많이 팔린 신흥시장에서 누가 성과를 냈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린 것이다.

 노키아는 세계 2, 3위 업체의 판매량을 합친 것보다 많은 4억3370만대를 팔아 38.6%의 점유율이 예상된다.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브릭스(BRICs)에서의 판매량만 70% 정도다. 삼성전자도 사상 최대인 1억6150만대를 판매했으며, 이중 30% 중반대가 신흥시장 물량이다. LG전자도 신흥시장에서 판매신장으로 올해 8030만대의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반면 신흥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한 모토로라는 지난 상반기 삼성전자에 2위 자리를 넘겨줬으며, 소니에릭슨도 LG전자에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모토로라의 올해 실적은 1억6090만대로 예측된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신흥시장에서 판매 부진이 모토로라 추락의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현재 11억5000만 대에 이르는 세계 휴대전화 시장이 신흥시장의 수요 증가로 인해 내년에 13억대 가량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흥시장을 잡지 않고서는 더이상 성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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