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롯데시네마, 디지털 시네마 합작사 설립

 ‘필름 없는 영화관시대가 앞당겨진다.’

 국내 양대 복합상영관 체인인 CJ CGV와 롯데시네마가 합작해 디지털 영화 회사를 설립한다.

 CJ CGV와 롯데시네마는 각각 50%씩 출자, 합작법인 ‘디시네마 코리아’를 설립하고 내년부터 국내 영화관을 대상으로 디지털 영화관 보급사업을 공동 진행한다고 8일 발표했다.

 ‘디지털시네마’는 영화를 필름이 아닌 디지털 파일로 제작, 네트워크망으로 영화관에 전송한 뒤 디지털 영사기로 상영하는 방식이다. 고화질 영화를 그대로 감상할 수 있고 필름 방식보다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특히 배급사는 고가(필름당 150만∼200만원)의 필름 프린트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두 회사는 9일 서울 서초동 롯데시네마 본사 5층 대회의실에서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할 예정이다. 합작법인의 초기 자본금은 약 30억원이며 양 측에서 한 명씩 선정한 공동대표 체제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합작사 ‘디시네마 코리아’는 앞으로 디지털 영화 서비스에 필요한 프로젝터와 시네마 서버 등 장비 선정, 발주, 테스트 등의 과정을 거쳐 이르면 내년 1분기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뉴스의 눈>

 이번 합작회사 설립으로 그동안 △초기 선행 투자비용의 부담 △제작사·배급사·영화관 간 윈윈 모델 미정립 등으로 지지부진했던 디지털 시네마 시장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필름과 디지털이 혼재된 현 영화산업 전반에 디지털화를 촉진, 영화제작과 배급, 영화관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CJ CGV와 롯데시네마의 합작사 설립은 그동안 큰 진전이 없던 국내 디지털 시네마 산업이 본격 형성되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의미가 있다. 또 그동안 별다른 강자가 없던 이 시장에 전국에 막대한 극장 체인을 갖춘 두 회사의 결합으로 시장 구도에 지각변동도 예상된다.

 롯데시네마는 지난해 9월 또 다른 멀티플렉스 체인인 씨너스와 함께 KT와 디지털 시네마 관련 양해각서(MOU)를 교환했지만 이후 별다른 진척이 없었고, KT는 급기야 지난 8월 씨너스를 통해 디지털 영화 전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번 CGV와 롯데와의 결합으로 KT와 롯데시네마의 MOU는 사실상 백지화됐다.

 디지털 시네마 시장의 무게중심도 새로운 합작법인으로 쏠릴 가능성도 커졌다. 디지털 영화 사업의 관건은 얼마나 많은 스크린을 갖추고 있는지에 달렸기 때문이다. CGV와 롯데는 전국에 각각 430개, 290개 스크린으로 전체 1980개 스크린 중 40% 가까이를 장악하고 있다. 디지털 영화가 가능한 많은 스크린을 확보함으로써 배급사와 VPF 협상도 용이하다. ‘디시네마 코리아’는 국내 및 해외 배급사를 대상으로 VPF 관련 실무 협의에 들어갈 계획이며 영화관과도 사업설명회를 거쳐 별도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CJ CGV와 롯데시네마 측은 “세계 영화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더는 국내 디지털 영화 사업 추진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며 “디지털시네마 활성화를 위해 현재 영화진흥위원회와도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아갈 계획이며 업계의 폭넓은 참여를 유도해 국내 디지털 영화 사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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