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포인트 할인, 소비자 부담 가중

올 들어 삼성전자·LG전자가 내수 시장에서 톡톡히 재미를 봤던 신용카드 선포인트 할인 프로그램이 최근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가전제품을 구입할때 최고 70만원까지 할인해 주지만, 해당 카드로 매월 100만원이상 사용하지 않으면 현금으로 다시 갚아야 하는 일종의 ‘빚’이기 때문이다. 일부 카드사의 경우 매월 상환할 포인트를 채우지 못하면 이자까지 물리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LG전자가 올해 전속 대리점과 대형 양판점 등에서 대대적으로 선보였던 신용카드 선포인트 할인 프로그램이 소비자들에게 적지 않은 채무부담으로 작용하는 맹점을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카드사나 품목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50만원이상 제품에 한해 최고 70만원까지 할인받는 대신 신용카드 사용으로 적립한 포인트를 매월 2만포인트 이상, 최장 5년까지 갚아나가야 한다. 일례로 200만원짜리 평판 TV를 구입할때 70만원의 혜택을 받았다면 해당 신용카드로 3년이상 매월 110만원 이상 써야 한다.

 만일 해당 월에 상환해야 할 포인트 잔액이 부족하면 모자란 금액을 현금으로 메워 넣어야 한다. 특히 최대 양판점인 하이마트 매장에서 현대카드로 소비자들이 선포인트 할인을 이용하면 이자까지 부담한다. 선포인트 할인 프로그램이 실제로는 할인이 아닌 ‘채무’인 셈이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선포인트 혜택을 이용하는 고객층은 할부를 선호하는 사람들로 거의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하이마트의 경우 전체 판매(금액기준) 가운데 선포인트 할인 프로그램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10%대로 다소 낮아졌다.

문제는 판매 현장에서 선포인트 할인 프로그램에 대해 고객들에게 충분히 고지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마트 서울 가양점 가전매장의 한 판촉사원은 “선포인트 할인이 일단 고객들의 발길을 모으고는 있지만 포인트 상환 의무를 상세히 설명해주면 최근에는 오히려 외면당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영업사원들 입장에서도 추후 말썽이 생길 것을 고려해 적극 권장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단일카드로 매월 많은 돈을 써야 하는 선포인트 할인 프로그램의 이같은 맹점 때문에 삼성전자는 지난 1일부터 가족들이 함께 분담해 갚아나갈 수 있는 ‘패밀리 세이브’ 제도를 선보이기도 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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