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글로벌 경쟁, 中企도 예외 아니다

　정부는 어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강한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기술로드맵을 작성하는 한편 전략적으로 연구개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의 일환으로 정부는 오는 2009년까지 150개 업종에 걸쳐 200개 분야의 중소기업 유망 선도기술을 발굴하는 한편 생산성이 뛰어난 혁신 선도기업 2000곳을 3년간 연차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국경 없는 글로벌 경쟁시대를 맞아 중소기업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생존할 수 있다.

　중소기업은 현재 우리나라 전체 기업의 99.9%나 되며 전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88%에 이른다. 중소기업은 이미 우리나라 경제를 지탱하는 큰 축으로 자리잡았으며 고용창출로써 사회안정과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이는 정부의 중소기업 보호·육성 정책에 힘입은 바 크다. 이 때문에 정부의 중소기업 보호·육성정책이 오히려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떨어뜨리고 글로벌 경쟁력을 저해했다는 비판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전쟁 시대를 맞아 더 이상 중소기업을 보호와 육성의 울타리에 가둬둬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이제는 변화하고 혁신하는 중소기업을 선택해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정책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래야 중소기업도 글로벌 시장에 나갈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특히 수출기업이나 고용창출 효과가 큰 산업이면 더욱 좋을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보호막을 걷어서는 곤란하다. 대기업이 중소기업 고유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가급적 억제해야 한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대부분은 대기업과의 거래 시 대등한 위치에 서지 못하거나 저수익 과당경쟁으로 인해 생산과 매출이 증가해도 수익은 정체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선택과 집중’ 정책으로 국내 중소기업이 더욱 높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원천기술 확보 등에 적극 나서도록 독려해야 한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데 원천기술만큼 좋은 무기는 없다. 한국은 응용기술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원천기술에서는 아직 변방에 머물러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이 원천기술 확보 노력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시장을 선점해 지속적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원천기술은 의미가 있다. 앞으로 정부는 맞춤형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고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인프라를 확대해 중소기업의 수출 기여도를 현재의 32%에서 2012년 40%까지 확대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를 차질 없이 실현하기 위해서도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 대만의 경우 정부가 가능성 있는 중소기업을 선별해 국가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지원했기 때문에 오늘날과 같은 세계적인 중소기업을 많이 배출할 수 있었다. 대만의 중소기업처럼 우리 중소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하도급업체로 전락하지 않도록 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이미 우리는 지난 7월 고용창출과 매출 증가율이 일반 중소기업에 비해 훨씬 높은 혁신형 중소기업 수가 2만개를 돌파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대기업 협력사라는 한계를 지니고 있는 실정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은 하루아침에 나오지 않는다.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정부가 꾸준히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중소기업 역시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해 원천 기술 확보 등에 노력할 때 성과를 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