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 모두의 창업 2기, 다시 서는 희망의 사다리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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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재식 디지털금융부 부국장

창업은 도전이지만, 재도전은 용기다. 한 번의 실패로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다시 일어설 기회를 주는 것은 개인의 의지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실패를 자산으로 인정하고,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사회가 안전망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대국민 창업 프로젝트 '모두의 창업'이 존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모두의 창업이 2기를 맞았다.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하지만 기대에 앞서 반드시 돌아봐야 할 것이 있다. 1기 사업을 둘러싸고 불거졌던 개인정보 유출 우려와 지원자 모집 브로커 논란 등이다.

창업을 꿈꾸는 국민에게 기회의 문을 열겠다는 사업이 오히려 불신을 키웠다면, 그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제도적으로 바로잡는 것이 2기의 출발점이어야 한다.

정부가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놓더라도 현장에서 신뢰를 얻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 특히 창업 지원사업은 국민의 소중한 도전과 공적 재원이 맞닿아 있는 영역이다. 지원자 한 명 한 명의 아이디어와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는 것은 사업의 부수적인 관리 업무가 아니라 정책의 기본 전제다.

무엇보다 브로커가 개입할 여지를 없애야 한다. 창업 지원사업 취지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실행 의지를 가진 사람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데 있다. 모집 실적을 부풀리거나 금전적 대가를 받고 지원자를 무분별하게 모으는 행위가 개입한다면 정책의 본질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 정작 지원이 필요한 창업인은 기회를 놓치고, 사업의 외형을 키우는 데 능숙한 이들이 혜택을 가져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단순한 주의나 일회성 점검만으로는 부족하다. 지원자 모집부터 신청, 심사, 선정, 사업비 집행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모집 대행기관과 운영기관의 역할 및 책임을 명확히 하고, 부정 모집이나 이해충돌을 사전에 걸러낼 수 있는 검증 절차도 마련해야 한다. 문제가 발생한 뒤 책임자를 찾는 방식에서 벗어나, 애초에 문제가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로 바꿔야 한다.

개인정보 보호 역시 마찬가지다. 창업 지원 과정에서 수집하는 정보의 범위와 활용 목적을 명확히 하고, 접근 권한과 보관·파기 절차를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 정보 유출 사고를 막기 위한 기술적·관리적 보호조치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사고 발생 시 신속한 통지와 피해 구제까지 이어지는 대응 체계를 갖춰야 한다. 개인정보를 맡긴 국민이 자신의 정보가 어떻게 관리되는지 믿을 수 있어야 공공 창업사업도 지속될 수 있다.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일은 단순히 과거의 잘못을 수습하는 차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2기를 통해 사업의 운영 원칙 자체를 한 단계 끌어올려야 한다. 선정 기준과 평가 절차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공개하고 심사 과정의 공정성을 높이며, 외부의 감시와 평가가 실질적으로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 운영기관의 성과도 참여자 수나 투자 유치액 같은 양적 지표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실제 창업으로 이어졌는지, 사업이 지속 가능한지, 실패한 참여자에게 어떤 재도전의 기회를 제공했는지까지 살펴야 한다.


길재식 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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