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권 인식 자판기, 구권 사용 땐 `먹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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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후 신권인식 자판기가 빠르게 도입되며 구권 이용이 안돼 사용자들이 애를 먹고 있다.

 1000원짜리 신권 지폐를 내뱉는 먹통 자판기가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자판기 업계가 한동안 미온적이었던 자세를 버리고 신권을 인식할 수 있는 제품으로 적극 교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바뀐 자판기는 대부분은 구권을 인식하지 못해 또 다른 불편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7일 한국자판기공업협회(KOVA)에 따르면 신권 1000원 지폐 인식 자판기의 비중은 지난 5월까지 5%에 불과했지만 추석 이후 60%를 넘어 선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1000원짜리 신권의 보급율이 급속도로 높아지면서 자판기업계가 매출확보를 위해 기기 업그레이드에 매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칠성, 코카콜라 등 대형 음료회사들의 경우 신권 보급이 늘어남에 따라 지난 여름부터 자판기 업그레이드 작업을 서둘러 신권 자판기 비율이 70%에 이른다. 롯데칠성의 경우 전국에서 운용하는 음료 자판기 3만 5000대 중에서 80%에 달하는 2만5000대를 신권 인식 제품으로 교체했다고 밝혔다. 롯데칠성 김정욱 계장은 “자판기 운영자 대부분이 구권지폐의 매출기여도를 아쉬워하지 않을 정도로 신권자판기가 자리를 잡았다”며 “이달중으로 신권 자판기 교체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집계결과 추석 이후 1000원 신권의 보급률은 60%를 넘었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신권보급률은 80%에 근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행 발권팀의 나성근 차장은 “올들어 시장에 풀린 1000원짜리 신권은 7억9100만장, 회수되지 못한 구권은 4억7500만장이다”면서 “신권 보급율은 통계상 61.8%지만 오래된 구권 상당수가 망실된 점을 감안하면 국민들이 체감하는 신권비율은 훨씬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판기업계가 비용, 유지보수상의 이유로 대부분 신구권 겸용이 아닌 신권전용 자판기로 교체한 것으로 밝혀져 구권 소지자에게 불편을 야기한다는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목동 현대백화점을 찾은 박경신 고객은 “아직 적잖은 물량의 1000원 구권이 유통되는데 전부 신권만 받는 자판기로 바꾸면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자판기 업체들은 지난 상반기까지는 교화되는 자판기에 신구권 겸용 인식기를 장착했지만 여름 이후부터는 전량 신권전용만 탑재하고 있다.

 이에대해 김지완 KOVA 차장은 “소비자 입장에서 두가지 지폐를 인식하는 겸용 자판기가 당연히 편리하지만 구권만 보유하고 있을 확률이 적고 조만간 구권이 사질 것이기 때문에 굳이 비싸고 복잡한 겸용 자판기로 교체할 필요성을 못느낀다”고 밝혔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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