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드시프트’ 시장과 ‘자바의 소비가전 확산’에 주목하라.”
25년 전 컴퓨터의 네트워크화를 최초로 제창한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스콧 맥닐리 회장(53)이 새로운 미래 컴퓨팅 비전으로 ‘레드 시프트(Red Shift)’ 이론을 제시했다. 그는 또 자사 프로그래밍 언어인 ‘자바’를 국내외 전자업체들과 소비가전 분야에 적극 적용할 것이라고 밝혀 이미 알려진 대로 삼성전자와의 자바 F/X 기술을 이용한 제품 협력이 조만간 가시화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오는 8일 방한을 앞두고 본지와 단독 전화 인터뷰를 가진 스콧 맥닐리 회장은 기업들의 네트워크 트래픽이 엄청나게 증가하는 현상을 ‘레드 시프트’라고 정의, 레드 시프트 기업들이 유틸리티 컴퓨팅 및 관련 소프트웨어(SW)의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구글·유투브를 비롯, 한국에서는 NHN 등 신생 인터넷 기업들의 레드 시프트 현상이 가열되고 있다”면서 이 시장 공략의 열쇠로 고성능 컴퓨터(HPC)가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시장 공략을 위해 선은 지난 여름 스탠포드 대학 연구소에 ‘블랙박스’라는 컨테이너 형태의 데이터 센터를 설치, 별도의 데이터 센터를 만들지 않고도 컴퓨팅 파워가 3분의 1 이상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콧 회장은 “레드 시프트 기업들의 트랙픽이 늘어날 수록 서버·스토리지·SW의 수요가 발생하며 이 경우 선·IBM 등과 IT벤더들은 새로운 블루오션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바의 소비가전으로의 확산에 대해서도 스콧 회장은 의미있는 말을 쏟아냈다. 그는 “삼성전자 등 국내외 전자업체들과 협력 중”이라며 “세계 휴대폰의 80% 이상에 ‘자바’ 기술이 들어가 있는 현실에서 이제는 TV·PC·셋톱박스·블루레이디스크(BD) 등 소비가전은 물론 각종 자동화 장비·자동차 등에도 자바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선은 일부 국가에서 부분적으로 BD·홈네트워킹 관련 분야에 자바를 일부 적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휴대폰을 제외하고는 R&D 수준에 불과해 소비가전시장에서의 공동 제품 개발 및 자바 적용설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해 스콧 회장은 “이번 방한은 한국전자전 참석이 우선 목적”이라면서도 “한국에는 많은 R&D 종사 개발자, 선의 파트너사, 고객사가 있어 그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생산적인 관계를 다질 것”이라며 협력안 모색에 힘을 실었다.
이와 관련, 한국썬의 유원식 사장은 “지금으로서는 CTO 레벨에서 삼성전자와 공동 사업을 검토 중이라는 것 외에는 구체적으로 말한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다음은 스콧 맥닐리 회장과의 일문일답.
<용어>-레드시프트
우리 말로 ‘적색 이동’ 또는 ‘적생 편이’라고 해석되는 레드시프트는 천문학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빛의 파장이 길수록 적색에 가까워진다는 뜻. IT에서는 기업들의 네트워크 트래픽이 급속도로 증가해 컴퓨팅 파워 수요가 날로 늘어나는 현상을 의미한다.
- 오는 9일 방문하는 목적은.
▲2년만의 방문이다. 목적은 한국전자전 참가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부터 특별히 초청을 받았다. 이틀 간의 일정이어서 많은 일은 하지 못하겠지만 선의 파트너사와 고객사 관계자들을 만날 것이다.
- 선은 그동안 주창해온 혁신과 리더십, 세계화 전략은 무엇인가.
▲ 선의 범세계적 전략은 많은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클라이언트 디바이스들이 자바로 서버환경과 연계되게 하는 것이다. 씬클라이언트, 모바일, 셋톱박스, 휴대폰, 컴퓨터 등의 인프라가 자바 언어로 네트워크와 연계됨으로써 클라이언트 서버에 자유롭게 엑세스되게 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자바 확산 전략은.
▲궁극적으로 인터넷에서 공통 언어로 자바를 사용하게 하는 것이다. 이미 우리는 60억개가 넘는 전자기기에 자바를 탑재시켰다. 향후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적으로 휴대폰 뿐만 아니라 TV 등 가전제품·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자바를 선택하게 할 계획이다.
-가전업체와의 자바 협력 계획은.
▲현재 모든 가전제품이 네트워크와 연계되는 추세다. 모든 가전제품이 자바를 통해 네트워킹되도록 할 계획이다. 한국 기업들과의 구체적인 협력 방안은 실무진에서 논의 중이다.
- KISTI 슈퍼컴을 수주했는데 슈퍼컴 전략은.
▲슈퍼컴퓨팅은 매우 흥미롭고 고속으로 성장하고 있는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고성능 테크닉을 통해 폭넓은 요구사항을 가능케 하는 기술이 바로 슈퍼컴퓨팅이다. 우리는 HW적으로는 스파크(Sparc), AMD, 인텔 등의 프로세서를 탑재한 훌륭한 특수 지적 자산을 가지고 있으며, SW적으로는 오픈 소스를 바탕으로 고성능 컴퓨팅 환경을 개발해 수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