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시스템통합(SI)이 사업의 한 분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초인 26년 전 일이다. 전자신문사의 나이가 올해로 만 25세이니 SI산업의 역사는 곧 전자신문사의 역사인 셈이다.
1981년 7월 쌍용정보통신의 전신인 우신정보산업이 국내 SI산업의 장을 열었다. 그 뒤를 이어 1985년 삼성데이타시스템(현 삼성SDS), 1987년 STM(현 LG CNS), 1989년 대우정보시스템, 1991년 동양정보통신(현 동양시스템즈), 1993년 현대정보기술, 1996년 동부정보시스템(현 동부CNI) 등이 잇따라 탄생했다. 적어도 그룹사라면 자체 SI회사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인식도 생겨났다. 그 당시 신생 SI업체의 역할은 그룹 계열사들의 정보시스템 구축과 더불어 지금의 시스템관리(SM) 격인 전산수탁 용역이었다.
국내 SI업계는 사업영역을 확대하기 시작했고 이젠 SI업체가 아닌 IT서비스 업체로 지위가 격상됐다.
우리나라에서 토털 서비스 개념의 IT서비스란 용어가 보편화된 것은 불과 2∼3년 전의 일이다. 이전까지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기술적 통합 위주의 SI사업이 전부였다. 과거 제조 및 서비스 산업을 단순 지원하는 수동적, 산업 추종적 사업 위주의 SI는 2004∼2005년 사이 광의의 IT서비스로 탈바꿈했다.
우리나라 기업의 정보화 역군이 SI 즉, 지금의 IT서비스니 IT서비스의 역사는 달리 말해 우리나라의 정보화 역사와 다름없다. 지난 20여년간 그래왔듯 향후의 20여년에도 그 중책의 역할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최근 2∼3년 사이 IT서비스도 빠른 속도로 진화했다. 능동·창의적 산업으로 진화했다. ‘선제안형 사업’ ‘서비스 연구개발(R&D)’ ‘서비스 사이언스’ 등의 신조어가 탄생됐다.
20세기 우리나라의 SI산업이 기업 정보화 시나리오에 따라 움직이는 수동적 산업형태였다면 오늘날의 21세기 IT서비스는 독창적인 컨설팅 능력으로 기업 정보화의 미래상을 제시하는 능동적·창의적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변화가 아닌 격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의 대다수 IT서비스 기업은 혁신 트렌드에 맞춰 선제안형 사업 위주로 시스템을 개편했다. 고객의 요구에 따라 시스템을 구축하는 종전의 낮은 부가가치 사업을 탈피해 고객이 생각하지 못한 사업을 먼저 제안, 고객 만족도를 향상시키겠다는 취지에서다. 미래형 첨단도시인 u시티의 기본서비스 설계, 스마트카드를 이용한 신교통카드 시스템, 스포츠SI, 서비스지향아키텍처(SOA), IT서비스관리(ITSM), 내장형SW서비스(ESDM), IT아웃소싱(ITO) 등에 이어 업종의 파격으로 일컬어지는 신·재생에너지 제조 분야로 사업영역이 확대됐다. 올해 들어서는 3차 산업인 서비스 산업의 과학화·체계화를 위해 서비스 사이언스의 접목이 시도되는 제2의 진화가 진행 중이다.
서비스 사이언스는 21세기 경제에 중요성을 더해가는 서비스 산업의 본질 규명과 더불어 수준의 혁신 및 생산성 증대로 차세대 수종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제시된 새로운 학문분야다. 경영학·사회과학·산업공학·컴퓨터공학 등 여러 학문이 새로운 형태로 결합되고 제조와 서비스 부문의 융복합화로 제4차 산업으로 평가되는 서비스 혁명 창출이 그 목표다.
선진국일수록 전체산업 중 서비스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도 서비스 사이언스가 주목받는 이유다. 미국·독일·일본은 서비스업 비중이 70%에 육박하면서 서비스 과학화에 따른 효율성 증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IT서비스 업체가 산업활성화를 위한 장기적인 포석으로 산·학협력을 준비 중이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조만간 서비스 사이언스가 국내 6∼7개 대학에 정규 교과과목으로 채택될 전망이다.
김현수 한국IT서비스학회장은 “우리나라 정보화 역사와 함께 하는 IT서비스 산업이 정보화 리더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기 위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며 “정보화 단계를 넘어서 과학화로 한 단계 더 고도화하는 변화의 과정에서 지금까지 그래왔듯 IT서비스 업계는 안내자 내지는 첨병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훈기자@전자신문, jh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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