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중일 공개SW 포럼을 주목하는 이유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일본의 고위 정부관료가 참여하는 ‘한중일 공개SW 활성화 포럼’이 오늘부터 이틀간 서울에서 열린다.

 이 포럼은 2003년 9월 제주도에서 열린 ‘한중일 IT장관 회의’에서 합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당시 합의에 따라 2004년 4월 중국 베이징에서 첫 포럼이 열렸다. 이어 같은해 7월 일본 삿포로에서 개최된 제2회 포럼에서는 3개국 공통 관심사를 바탕으로 공개SW와 관련된 기술개발·인력양성·표준화의 3개 실무(워킹)그룹이 구성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3국 정부 관계자와 학계·업계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하는 이번 포럼에서는 그동안 3개 워킹그룹이 수행해온 연구결과가 발표될 예정인데, 특히 유럽위원회(EC) IT정책자문관이 유럽의 공개SW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유럽과 아시아와 공개SW 정책을 비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포럼에 관계된 3국 전문가들은 그동안 한중일 3국에 공동으로 적용될 공개SW 개발자 공통 자격증 제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는데, 이와 관련된 커리큘럼이 이번에 발표될 것으로 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중일 공통 자격증과 커리큘럼이 만들어지면 공개SW 분야 교육 수준이 향상되는 것은 물론이고 자격증을 소지한 전문가가 한중일 3국에서 자유롭게 취업할 수 있게 돼 한중일 3국의 공개SW 기반이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와 달리 소스코드가 공개돼 있는 오픈소스는 누구나 그 소스를 가져다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 개발비가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브라질 같은 개도국은 물론이고 개방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는 프랑스·독일 같은 유럽에서 점차 사용이 늘고 있다. 세력이 커지고 있는 반면에 아직 확실한 글로벌 대표 주자가 없기 때문에 전략과 노력 여부에 따라 누구나 세계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이기도 하다. 몇년 전 한중일 IT장관들이 이 포럼을 만들기로 합의한 것도 이 같은 잠재성을 보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현재 한중일 3개국이 주도하고 있는 공개SW 프로젝트인 아시아눅스에 대한 아시아 각국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며칠 전에도 베트남의 대표적 토종 SW업체 비엣소프트웨어가 네 번째 아시아눅스 파트너사로 합류했는데, 이 외에도 3∼4개국의 아시아 대표적 SW업체들이 아시아눅스에 참여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한중일 공개SW가 아시아에 확산되기 위해서는 먼저 각국의 공개SW가 활성화돼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대형 레퍼런스를 만들어 간다면 아시아 각국도 아시아눅스에 각별한 관심을 가질 것이다. 눈을 국내로 돌려보면 국내 공개SW업체 수 자체가 많지 않을 뿐 아니라 수익을 내는 곳도 드문 형편이다. 아직 국내에는 공개SW가 성장할 만한 환경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다. 시장을 만들고 사람을 키우는 일에 차근차근 나선다면 머지않아 우리도 공개SW 강국 대열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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