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린팅 시장 ‘한·미·일 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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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프린터 시장이 한·미·일 프린터 전문업체들의 전장(戰場)을 방불케 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은 국내 IT시장을 테스트 베드로 삼고 뜨거운 ‘프린터 전쟁’을 벌이고 있다.

올해 국내 프린터 시장 규모는 하드웨어 7200억원, 소모품 6170억원으로 매년 15% 이상씩 성장하면서 늘어나는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메이저 프린터 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IT산업의 상징으로 불리고 있는 한국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장당 출력비용을 줄이고 디자인이 특화된 신제품을 내놓거나 관련업체와의 사업제휴를 통한 시장 점유율 높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 대표는 삼성.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세계 최소형 레이저 프린터 CLP300으로 국내 레이저 프린터 1위에 올라선 이후 ‘레이’로 월 평균 3000∼4000대를 판매하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 재무부와 기업은행 프린팅 아웃소싱 서비스를 수주한 삼성은 계열사인 삼성SDS와의 업무 제휴를 통해 통합문서출력관리 서비스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년간 도면 및 청사진 복사기 시장을 공략해온 중소기업 카이시스도 지난주에 한국렉스마크의 A4 디지털 복합기 국내 판매 독점권에 대한 사업 제휴를 맺었다.

전세계 프린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미국계 기업은 기존의 1위 업체인 한국HP의 독주 속에 솔루션으로 무장한 한국렉스마크가 활발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한국HP는 초소형 포토프린터와 네트워크가 지원되는 복합기 등을 열흘 남짓 간격으로 출시, 라인업을 더욱 다양화했다. 특히 프린터 업계 처음으로 전산용품을 가정까지 배달해 주는 ‘OAC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의 구매의욕을 유혹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렉스마크도 최근 파라시스템을 공공조달 총판으로 영입하고 육군과 해군에 레이저 프린터 4700대를 공급하는 등 잰걸음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형 출력물이나 내구성이 강한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일본계 기업들의 기세도 만만찮다. 일본 내 70% 이상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리소코리아는 대량 인쇄물을 저비용으로 빠르게 출력할 수 있는 레이저 프린터 ‘HC5500’을 통해 학교, 정부부처 등 조달시장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사무기기 국내 매출액 기준 1위 기업인 한국후지제록스도 최근 두 달 사이 신제품 6종을 출시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리소코리아 오태수 부장은 “국내 프린터 시장은 규모면이나 상징적 측면에서 매력있는 시장임에는 틀림없다”며 “IT산업의 테스트베드인 한국에서 성공하면 다른 시장에서의 진입이 수월하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석기자@전자신문, d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