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블레이드 서버]풀 죽은 서버시장, 기살리는 `성장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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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레이드 서버가 침체된 서버시장을 견인할 기린아로 부상했다.

 이미 일부 대기업들이 도입해 그 효과를 보고 있는 블레이드 서버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중소기업 정보기술(IT) 현장에까지 확산될 조짐이다.

 ‘칼날’이란 뜻의 블레이드는 두께가 아주 얇은 초박형 서버를 말한다. 한 섀시 안에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스위치, 관리 툴, 어플라이언스 등을 책꽂이처럼 차곡차곡 쌓는 고밀도 제품이다.

 이처럼 좁은 공간에 많은 서버를 설치할 수 있도록 설계된 블레이드 서버는 △공간 활용도 △시스템 관리 용이성 △업무 효율성 등에서 기존 서버들을 압도하는 위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에는 각종 사용자 설문 조사 결과에서 나타나듯이 IT 매니저 및 데이터센터 매니저들의 최대 관심사로 꼽히고 있다. 이미 얼리어답터의 상당수가 블레이드 서버 기술을 받아들인 가운데 어떻게 이 새로운 폼팩터가 얼리어답터 시장을 넘어 SMB 시장을 포함한 새로운 시장 영역으로 진출할 수 있을 것인가가 이슈가 되고 있다.

 ◇국내 시장 2010년에 1억달러 돌파=한국IDC에 따르면 국내 블레이드 서버 시장은 올해 전년(1611만달러) 대비 2배 규모가 넘는 3650만 달러를 형성해 2010년까지 1억1750만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전체 x86 서버 시장에서 블레이드 서버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4.3%에서 올해 9.8%로 두 자릿 수에 육박한 후 내년 21.1%, 2009년 30.6%, 2010년에는 36.1%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부터 시장 성장세가 꺾이고 있는 ‘x86’ 서버 전망과는 사뭇 달라 주목된다. 지난 2005년 최고점을 찍은 x86 서버 시장은 지난해 3억7858만달러로 역성장한 데 이어 올해도 3억7220만달러로 규모가 축소될 전망이다. 역성장은 내년(3억4110만달러)과 2009년(3억2370만달러)까지 이어져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않는 한 시장 위축이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표 참조>

국내의 시장 확대는 지난해 4분기부터 감지됐다.

IDC코리아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총 판매대수는 1365대, 관련 매출은 67억원으로 각각 같은 기간보다 신장률이 129%, 127.4%에 달하는 큰 폭의 성장을 거뒀다. 그러나 이는 전통적으로 수요가 몰리는 4분기라는 점에서 본격적인 시장 확대는 올 한해의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블레이드 서버시장 확대가 기대되는 것은 Y2K 이후에 설치된 시스템들의 교체주기가 도래하는 것과 맞물려 지속적인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게 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블레이드 서버의 가치 제안이 실제 업무환경에서 증명될 경우 기존의 랙 전용 시스템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보통 3년 주기로 교체되는 NT서버들에 대한 교체 수요가 2002년에 등장했지만 크게 재미를 보지 못했던 것을 감안할 때 서버교체가 블레이드 서버 확대 시기와 맞물릴 것이란 분석도 가능하다.

◇서버업체들, 영업 강화=한국IBM·한국HP·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LG히타치 등 외국계 기업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디지털헨지 등 국내 개발업체, 삼부시스템 등 외국산 장비 총판업체 등이 저마다 올해 블레이드 서버 분야의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국내시장 1위인 한국IBM은 올해도 전체 서버 사업부문 마케팅비의 상당부분을 블레이드 서버에 집중할 예정이다. 특히 중소기업(SMB) 대상 체험 마케팅 행사 개최 등을 통해 시장 1위를 지킨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지난 달 초에는 SMB 시장용 ‘블레이드센터S’라는 제품도 출시했다.

한국HP는 4월 대전, 5월 부산에 블레이드 체험센터를 개설한 데 이어 6월에는 신사동에 체험센터를 추가로 개설했다. 연내 IBM을 제치고 블레이드 서버 시장 1위로 올라선다는 목표다.

한국썬도 지난 6월 발표한 ‘썬 블레이드 모듈러 6000’ 시스템을 통해 올해 블레이드 시장 점유율 30% 이상을 노린다. 한국후지쯔는 블레이드 서버 전담 총판 육성, 레퍼런스 확보를 위한 시험 사용 정책 등을 추진하고 있다.

◇구축 사례 및 향후 과제=한국IBM은 부산 동명대의 슈퍼컴퓨터 2호기에 블레이드센터 HS21를 공급했다. 지난 5월부터 본격 가동된 동명대 슈퍼컴 2호기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단위 면적당 최고 성능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한국HP는 대한생명의 계정계 웹 서비스 통합 작업에서 큰 위력을 발휘했다. 블레이드시스템 c클래스로 8웨이 서버 12대를 통합해 TCO를 대폭 절감하는 데 성공했다. 대한생명은 한국HP의 블레이드시스템 BL460c를 도입했고 12대의 8웨이 서버가 차지하던 7개 랙을 단 1개의 랙으로 줄일 수 있었다. 이를 통해 공간 비용도 줄였다.

서버 대수 자체가 줄었기 때문에 대당 과금되던 유지보수 비용이나 CPU별로 과금되던 애플리케이션 비용, 각 서버가 사용하는 전력 비용도 줄었다.

델코리아는 옥션의 온라인 경매 시스템이 24시간 안정적으로 가동되도록 하는 데 큰 공헌을 하고 있다. 특히 옥션은 블레이드 서버를 도입하면서 현재 입주해 있는 KT IDC의 임대 공간을 30% 이상 줄였다.

LG전자 구미공장에 블레이드를 구현한 LG히다찌도 성공 사례로 꼽힌다. x86 프로세서 기반 LG히다찌 블레이드심포니로 클러스터링을 하면서 노드와 노드를 연결하는 방식만 취했기 때문에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았고 페일오버 시간도 거의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구축사례에도 불구하고 블레이드 서버가 SMB 시장에 진입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표준화되고 재활용이 가능한 통합 솔루션의 개발과 함께 전담 채널의 육성도 필요하다.

궁극적으로 새로운 IT 인프라의 도입 여부를 결정할 때는 기업의 비즈니스 이슈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의 존재 유무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블레이드 서버를 둘러싼 에코시스템을 조성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유럽의 경우 많은 벤더들은 ISV와 협력 관계를 맺고 최근 IT 시장의 화두가 되고 있는 ‘유틸리티 컴퓨팅’ 유형의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비록 이들 솔루션이 아직은 주문형 애플리케이션 단계에 머물러 있기는 하지만 시장에서 그 가치가 입증된다면 에코시스템에 참여한 ISV들은 자사의 ROI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양종석기자@전자신문, js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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