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OLED가 온다](중)­SWOT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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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미국 롱 비치에서 열린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2007 현장. 미래 디스플레이 산업과 기술을 조망하는 학회의 주제는 단연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에 맞춰졌다. 한국·일본·미국 등 각국의 디스플레이업체가 휴대폰에서 TV에 이르기까지 상용화를 앞둔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시제품과 기술을 대거 발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전망은 낙관과 비관으로 극명하게 엇갈렸다. 심지어 AM OLED사업을 추진하는 업체의 엔지니어가 성공을 확신하지 못하는가 하면 반대로 LCD와 PDP업체의 엔지니어가 AM OLED 사업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놓을 정도로 혼란스러운 양상마저 보였다.

 이 같은 극과 극의 전망은 3분기 AM OLED 상용화가 초읽기에 들어간 지금도 마찬가지다. AM OLED가 화질과 성능에서는 군계일학이지만, 수율과 판가에서는 LCD에 한참 뒤처져 있기 때문이다. 고화질 중심으로 재편되는 디스플레이 시장의 변화도 AM OLED에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안겨주고 있다.

 AM OLED의 강점은 무엇보다 화질 경쟁력이다. 최대 경쟁자인 LCD에 비해 색재현율은 30% 포인트나 높고 명암비는 20배나 뛰어나다. LCD의 최대 약점인 동영상의 잔상현상도 AM OLED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LCD가 백라이트라는 간접 광원을 액정, 컬러필터 등을 통과시키며 다소 복잡하게 화면을 연출하는 반면에 AM OLED는 유기물질이 자체 발광해 곧바로 자연색의 화면을 재현하기 때문이다. 소비자에게 최고의 디스플레이를 고르라면 십중팔구 AM OLED를 선택하는 것도 이런 연유 때문이다.

 그러나 낮은 수율은 AM OLED의 아킬레스건이다. 빛을 내는 유기물질이 제조 환경에 매우 민감해 양품의 디스플레이를 만들기가 여간 힘들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최초로 AM OLED 양산을 앞둔 삼성SDI도 낮은 수율문제로 올해 초 양산 일정을 6개월가량 미루기까지 했다. 비관론자들은 OLED 연구개발이 10년 넘게 진행됐지만 아직 이를 극복할 유기물질이나 증착기술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점을 들어 디스플레이가 대형화될수록 수율 확보는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낮은 수율은 결국 디스플레이의 제조원가를 LCD보다 최대 5배까지 증가시키고 있다. 성능은 앞서지만, 가격이 비싸다면 소비자들이 선뜻 구매하겠느냐는 것이 비관론자들의 주요 공격 포인트다.

 시장의 변화도 득과 실이 교차한다. 당장 디스플레이의 소비경향이 고화질의 프리미엄 제품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것은 최대 기회다. DMB·화상통화 등 새로운 방송·통신 서비스도 빼놓을 수 없는 우군이다. 정호균 삼성SDI 부사장(CTO)은 “소비 트렌드의 변화는 디스플레이 업계의 경쟁 구도를 가격에서 감성화질 우위 경쟁으로 바꿔놓고 있다”며 “LCD보다 화면 열화가 적은 AM OLED는 향후 3D 디스플레이 등 새로운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시장 변화는 경쟁자인 LCD진영의 프리미엄화도 촉발하고 있다. LCD진영은 최근 LED광원을 이용해 색재현율과 명암비를 AM OLED와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또 120㎐ 영상전송·로컬 디밍 등 각종 신기술로 동영상의 잔상도 거의 없앤 상태다. 김상수 삼성전자 부사장은 “AM OLED가 수율문제로 양산 일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동안 LCD는 눈부시게 진화했다”며 “성능이 비슷해진다면 결국 다시 가격 싸움으로 승부를 가를 수밖에 없는만큼 AM OLED가 LCD 정도의 대량생산과 이를 받아줄 공급망을 확보하지 않는다면 자연 도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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