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IT기기 ‘속도 전쟁’

 디지털 IT기기에 ‘속도전쟁’이 불붙었다. 시테크를 강조한 사무환경이 일반화되면서 소비자들이 고속의 디지털 기기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10초에 로딩이 가능한 PMP도 있고 1초면 채널변경이 가능한 셋톱박스도 있다. 특히 차세대 프린팅 기술들이 개발되면서 잉크젯 프린터의 분당 출력매수가 레이저 프린터를 앞서는 제품도 나타났다. 1초의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디지털 IT기기의 속도경쟁에 업체들이 사활을 걸고 있다.

 ◇노트북PC 부팅 속도 2배=삼성전자가 지난 4월에 내놓은 노트북PC ‘센스 R55’는 하이브리드 HDD를 탑재해 전력소비는 물론이고 부팅속도가 일반 HDD를 탑재한 노트북PC보다 19.26초 빠르다. 인텔 무선 플랫폼 산타로사를 기반으로 한 LG전자의 노트북PC ‘R500’도 터보메모리를 탑재해 프로그램 로딩 및 운용체제 부팅속도가 최대 2배 이상, 무선랜 속도도 135Mbps로 기존 대비 2.5배 빨라졌다. 인텔 CPU 산타로사는 기존 센트리노와 비교해 3차원 비디오게임을 할 때 각각 10배와 2.5배 향상된 성능을 갖고 있다.

 동영상과 e러닝 등을 즐길 수 있는 PMP의 부팅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디지털큐브의 아이스테이션 M43은 10초 이내에 로딩을 지원한다. 반응속도는 600㎒ 클록으로 이전 제품들보다 높은 성능을 내면서 소모전력은 줄였다.

 ◇디지털방송 채널변경 1초면 충분=디지털방송 시대를 맞아 시청자가 TV를 볼 때 가장 불편해 하는 점이 바로 ‘시간 지체현상’. 채널을 변경하면 바로 화면이 뜨는 아날로그 방송과는 달리 디지털 방송은 리모컨으로 채널을 돌려도 즉시 영상이 뜨지 않는다. 즉각 전환에 익숙한 소비자에게 불편한 점이다. 이 채널 전환 시간을 2초에서 1초로 줄인 셋톱박스가 휴맥스에서 개발됐다. 리모컨을 누르면 셋톱박스 속의 CPU가 평소보다 빨리 동작하도록 SW가 개선됐다. 휴맥스의 셋톱박스 기술력은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에서도 인정받아 일본 케이블 방송사업자에 연간 1000만달러 규모의 외장형 PVR 셋톱박스를 공급했다.

 ◇분당 최고 120장 출력=한국HP의 컬러 디지털복합기 ‘CM8060’의 경우 분당 60장이 출력되는 반면 일반 레이저 프린터는 분당 평균 20∼30장이 출력된다. 노즐 수의 밀도를 높인 잉크젯 확장형 프린팅기술(SPT)을 활용한 신형 프린팅 엔진인 ‘엣지라인 테크놀로지’를 탑재했기 때문이다.

 리소코리아의 잉크젯 프린터 ‘HC5500’은 분당 120장 출력의 최고 속도로 풀 컬러 프린팅이 가능하다. 고속출력 기술인 ‘포스젯(FORCEJET)’을 탑재해 멀티패스 방식과는 달리 종이가 직렬형으로 공급되는 싱글패스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오태수 리소코리아 부장은 “IT기기 특성상 제품을 구매할 때 소비자가 가장 예민할 수밖에 없는 요소가 바로 품질과 속도”라며 “품질향상을 통한 제품의 신뢰성과 더불어 처리속도를 강조한 시테크 중심의 소비자 성향을 맞추는 것이 최근 IT기기의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석기자@전자신문, d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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