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출연 연구개발지원기관에는 우리나라 IT 과거·현재·미래가 공존한다. 지난 70∼80년대 선진국 뒤통수를 보며 뛰기 시작했을 때 가장 앞서 달렸고, 현재와 미래를 DMB와 휴대인터넷(와이브로) 등으로 채워나갈 태세다. 조금 더 먼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고, 어디서 어떤 도움을 받아야 할지도 연구개발지원기관을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느 기관이 어떤 기술과 정보를 갖춘 채 IT 기업과 연구개발자들을 기다리는지 살펴봤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최문기)의 지난 30년 발자취는 우리나라 IT 발전사 그대로다. 전전자교환기(TDX), 반도체 D램,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이동통신, 지상파 DMB, 와이브로 등을 개발한 주역으로서 IT 선진국으로 나아갈 발판을 다져온 것.
현재 ETRI가 손바닥 위에 올려놓은 나침반은 ‘u-IT839’이다. 정보통신부 시책에 발맞춰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향한 연구개발사업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실사 수준의 디지털 배우(애니메이션 액터), 집 안 전기통신제품 배선을 모두 없앨 초광대역 무선통신(UWB), 물건마다 작은 칩(RFID)를 달아 정보·물류혁명 등을 현실화할 기술들이 ETRI를 통해 태동했다. 자동차와 사람이 소통하는 텔레매틱스, 지능형 인간 도우미(로봇), 안전하고 편리한 인터넷 정보보호기술 등도 ETRI를 통해 생활 가까이에 구현될 u-IT839 사업들이다.
ETRI는 특히 미국 대형 통신기업들로부터 CDMA 기술료를 받아내는가 하면, 지난 2004년 국내외에서 특허 2만210건을 출원해 1만813건을 등록하는 등 명실상부한 IT 최고 연구개발기관이라고 자부한다. 100여 국제 기술표준 전문가들이 모인 고급 인력집단이기도 하다.
ETRI는 이 같은 자원을 바탕으로 삼아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기 위한 유비쿼터스 컴퓨팅 인프라 △지능형 기기를 개발하기 위한 디지털 인텔리전스 △부품소재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융합부품 △다른 산업과 융합하기 위한 메가 컨버전스 등 4대 기술개발전략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