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게임대전]게임에 빠져 한눈 팔 틈이 없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07년 여름 서비스되거나 공개되는 주요 온라인게임

 게임업계의 ‘여름 전쟁’이 불을 뿜기 시작했다.

 연중 최대 성수기인 여름방학 시즌이 다가오면서 플랫폼·장르·소재를 가릴 것 없이 게임업계 전체가 사활을 건 흥행 대결에 나섰다.

 메이저 대 비메이저, 한국업체 대 글로벌기업, 국산 게임 대 외산 게임 등 대결 주체간 싸움의 구분은 의미를 잃은 지 오래다. 올해 1년 농사는 물론 내년 시장 주도권 선점을 위해 이번 여름 시즌은 사력을 다해 뚫고 가야 할 포탄이 쏟아지는 전쟁터다.

 최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온라인게임 시장의 이번 여름 시즌 최대 관심사는 수년 째 이어 온 대작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의 부진과 시장 판도를 휘어잡을 메가톤급 흥행작의 가뭄이라는 쌍둥이 악재가 해소되느냐 여부다.

 어쨌든 ‘신삼국지’라 불려질 만한 MMORPG 대작 경쟁이 시작되고, 각 장르별 기대 높은 신작들이 쏟아지면서 분위기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비디오게임 시장도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포격전이 불가피하다. 지난달 ‘플레이스테이션(PS)3’를 국내 발매한 소니가 앞서 달리고 있는 마이크소프트(MS)를 맹추격하고 있다. 수년 간 기대돼 온 후속작이 등장하면서 올 여름 시장 국면은 양대 글로벌기업에게 한국에서의 차세대 게임기 사업 명운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모바일게임업계도 여름방학 시즌을 그동안의 침체를 걷어내고 부진했던 상반기 실적을 만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여기고 있다. 대부분의 밀리언(100만건 이상) 다운로드 대박 게임이 여름 시즌에 나와 흥행했다는 점에서 업체간 신경전과 기세 다툼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쏟아지는 신작, 신작들=가히 새로운 신작 게임의 ‘춘추전국시대’다. 업체 별로 차기 주력작으로 점찍어뒀던 신작의 테스트를 시작하거나, 공개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총력전 태세다.

 해마다 2분기 실적이 계절적으로 가장 안 좋은 만큼 게임업계는 그 어느 분기보다도 3분기 실적 개선을 위한 여름 시즌 성적을 중시해 왔다. 이 때문에 무리가 좀 생기더라도 여력이 닿는 데까지 준비된 ‘실탄’을 다 쏟아 붓는 것이 여름 시즌 게임 마케팅의 오랜 전통이기도 하다.

 올 여름은 그 동안의 불황의 골이 깊었던 만큼 그 어느 해보다도 관심도와 집중력이 높은 시즌이 될 전망이다. 실제 공개 서비스를 시작하거나 시즌 내 첫 선을 보일 온라인게임이 초대작에서부터 단위 프로젝트형 신작까지 줄잡아 50여개에 이를 정도다.

 일단 올 여름 가장 주목을 끄는 신작 대열은 1인칭슈팅(FPS)게임이다. 총 싸움 자체가 뜨거운 여름에 통쾌한 즐거움을 찾는 이용자들의 요구와 딱 맞아떨어질뿐 아니라, 그동안 온라인게임 시장을 주도해 온 기존 작품과의 신구 대결도 뜨거울 수밖에 없다. 또 전통적으로 시즌 상품으로 각광받는 대전액션·스포츠캐주얼·레이싱·액션어드벤처 등의 신작도 대거 쏟아질 전망이다.

 게임 이용자들은 이래저래 ‘골라 즐기는’ 행복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는 시기다.

 ◇‘맞수 대결’로 관전 재미도 두배=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의 양대산맥 엔씨소프트와 넥슨은 MMORPG와 FPS게임 ,액션게임 등 거의 전 장르에서 태양보다 뜨거운 ‘맞펀치’를 주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가 야심차게 준비한 신작 MMORPG ‘아이온’이 오는 31일 첫 비공개 테스트를 시작하는데 이어, 넥슨은 고품격 호러 MMORPG ‘SP1’으로 이에 맞선다. 두 회사의 MMORPG 대결이 결국 MMORPG의 명예 회복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관심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FPS게임 부문에선 네오위즈가 서비스하는 ‘아바’와 엠게임이 퍼블리싱하는 ‘오퍼레이션7’이 한치 양보 없는 혈투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신작 FPS의 성공 여부는 이미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서든어택’과 ‘스페셜포스’의 기세를 얼마나 누그러뜨리느냐와 연결돼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서든어택’과 ‘스페셜포스’가 맞대결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수성’ 전략과 신진 세력 ‘아바’와 ‘오퍼레이션7’의 ‘함락’ 의지가 정면으로 맞붙게 된다.

 MS와 소니도 ‘외나무다리’ 승부를 피해갈 수 없게 됐다. 비디오게임 신작 타이틀 경쟁 무대가 본격적으로 ‘X박스360’과 ‘PS3’로 옮겨진 만큼, 대작 타이틀들의 전면전이 불가피할 상황이다. MS가 여름 시즌의 기세를 오는 9월 ‘헤일로3’의 전세계 동시 발매 때까지 이어간다는 계산이고, 이에 맞선 소니는 전통적인 타이틀 왕국의 이미지를 ‘PS3’ 에서도 확고히 다져간다는 전략이다.

 모바일게임에서도 컴투스-게임빌, 세중나모-넥슨모바일 등 주요 업체들 간의 물고 물리는 맞대결이 시장 구도를 더욱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국산게임 재도약 분기점”=여름 시즌은 치열한 경쟁만큼, 경쟁을 통해 국산게임의 옥석이 가려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우리 산업의 글로벌화, 해외기업의 국내 공세 등에 대응하기 위해 ‘단련의 시간’으로선 이 보다 좋은 기회가 없을 것이다.

 최규남 한국게임산업진흥원장은 “이번 여름 시즌은 최근 극도로 부진했던 산업 분위기와 대외 이미지, 품질 경쟁력 등을 점검하고 재도약의 전기를 만드는 중요한 기회”라며 “선의의 경쟁을 통해 우리 산업의 성장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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