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불법 콘텐츠 뿌리 뽑아야 e러닝 큰다

　e러닝 사이트에 소개된 각종 동영상이나 교재를 해킹해 불법으로 유통시키는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한다.

　여름방학을 앞두고 대학 입시를 준비 중인 수험생이나 일부 악덕 사업자가 불법으로 동영상 강의를 해킹해 웹스토리지나 P2P사이트를 통해 유통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대학 입시 관련 사이트뿐 아니라 공무원시험이나 각종 자격증 분야의 e러닝 사이트에서도 적잖은 해킹 피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해킹은 아니지만 하나의 ID를 여러 사람이 공유하는 방식으로 e러닝 강의를 듣는 사람까지 포함하면 불법 유통되는 교육용 콘텐츠 시장 규모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e러닝 분야의 무분별한 불법 콘텐츠 유통이 e러닝 업계의 건전한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그동안 e러닝 업체가 모니터 요원을 강화하고 저작권 관리솔루션(DRM)을 설치하는 등 대응책을 강구했으나 별 효과가 없었다고 한다. 단속을 강화하면 잠깐 수그러드는 기미를 보였다가 방학이 다가오거나 단속이 느슨해지면 불법 콘텐츠들이 보란 듯이 다시 고개를 드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막 성장의 날갯짓을 시작한 e러닝 업계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불법 콘텐츠의 유통을 최대한 막는 일이 시급하다. 물론 단속활동을 강화하고 저작권 관리 솔루션·보안 솔루션 등 소프트웨어적인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는 것을 결코 게을리할 수 없다. 이미 상당수 e러닝 사이트가 이 같은 대응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불법 콘텐츠를 생산·유통·소비하는 핵심적인 주체가 학생이라는 사실은 불법 콘텐츠 방지 대책이 쉽지 않다는 점을 잘 말해주고 있다. 나이 어린 수험생들은 불법 콘텐츠를 만들거나 유통하는 데 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심지어 호기심으로 불법 콘텐츠를 유통시키는 사례도 있다.

　청소년기에 있는 수험생이 이 같은 불법 콘텐츠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우리 사회가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특히 학부모는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자녀가 불법 콘텐츠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불법 콘텐츠를 돈을 받고 파는 사례도 많다고 하는데, 혹시라도 청소년이 불법 콘텐츠 거래를 게임 아이템 거래와 동일한 개념으로 이해하는 일이 없도록 학교나 학부모가 잘 계도해야 할 것이다.

　e러닝 산업이 본궤도에 진입하면서 불법 콘텐츠의 제작 및 유통에 전념하는 불법 사업자가 다수 생겨날 가능성도 높다. e러닝 업계 자체적으로 저작권 대책을 강화하고 소비자를 대상으로 계도 활동을 적극 펼치지 않으면 e러닝 시장의 혼탁은 불가피하다. 일부 e러닝 사이트는 금융거래나 전자상거래에 활용되고 있는 공인인증서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공인인증서 도입 시 초래되는 불편함과 사용자의 비용 부담을 우려해 공인증서 도입을 꺼리는 사업자가 많기는 하지만 전향적으로 공인인증서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물론 더욱 높은 수준의 해킹 방지 솔루션을 도입하는 노력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