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벼랑 끝에 선 SW개발자](하)그들이 없으면 SW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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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W산업을 표현하는 특성 중 대표적인 단어가 바로 ‘인력집약형’이다. 타 업종과 비교해 개발자의 손을 직접 거치는 과정이 많은 분야라는 설명이다. 그만큼 개발자의 중요성이 크다.

 특히 국내에서 SW개발자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특화된 전문성이 없어 개발자가 개발에서부터 PM, PL, DBA 모든 총채적인 업무를 감당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SW개발자 스스로는 전체 SW산업에서 개발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적게는 50%, 많게는 80%까지로 보고 있다. 이것은 결국 개발자 환경이 SW산업의 현주소를 그대로 반영한다는 논리가 된다.

 

 ◇“사람이 경쟁력이다”=SW개발자들이 가장 견디기 힘든 부분은 프로젝트 일정에 대한 시달림 보다 일종의 도구로 취급하는 현실이다.

 한 개발자는 “환경이 열악해도 현장에 남아 개발을 지속하는 이유는 SW개발이라는 업무가 좋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SW 원천기술을 등한시 하고 성과를 내기 위해 벌이는 반복 작업은 개발자들에게 정체성 혼란까지 가져다 준다”고 말했다.

 이 같은 단순 반복작업은 결국 업체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

 김경민 데브피아 부장은 “기술 수준으로 봤을 때 한국 SW개발자의 개발 실력은 비슷한 수준의 다른 국가와 비교할 때 평균에 못 미친다”며 “새로운 기술습득 노력이 부족하거나 개발원리를 무시하는 분위기가 원인”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서 세계적 솔루션이 안 나오는 이유도 같은 이유라고 강조했다.

 업계가 SW개발과 원천기술 확보에 첨병인 개발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사람에 대한 투자를 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 가운데 가장 급한 것은 재교육이다. 업체들이 SW전문 인력을 5∼6년 동안 고용한 뒤에는 마치 소모품처럼 퇴출시켜 버리는 환경은 바뀌어야 한다고 개발자들은 주장한다.

 ◇“처우 개선이 우선이다”=처우문제도 당면과제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초급, 중급, 고급 SW개발자의 평균 연봉은 각각 2714만원, 3537만원, 4890만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초급에서도 784만원 차이가 나며 고급으로 갈수록 그 차이가 더 커졌다.

 특히 대형 IT서비스 업체가 포진한 원도급형과 하도급형 기업의 평균 임금 차이는 고급이 2470만원에 이르고 하도급 기업의 평균 임금은 원도급형 기업의 55%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중소 SW의 경우는 이보다 훨신 열악하다. 한 중소 SW업체의 관계자는 “대기업은 그나마 낫다”며 “대학생들의 취업이 어려운 상황을 이용하는 일부 중소기업의 경우 연봉이 1500만원 안팍에 불과한 곳이 상당수”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수준은 타 업종에 비해 하위에 랭크되는 수준이다. 때문에 좀더 나은 수입을 찾아 회사 입사를 포기하고 프리랜서로 돌아서는 개발자도 적지 않다.

 관련 단체에서 매년 발표하는 SW노임단가 역시 그냥 발표에 그칠 뿐이다. 여기에 통상적으로 빈번한 야근이 따르나 그에 따르는 보상이 없다. 보상 없는 야근은 개발자의 늦은 출퇴근 시간을 만들어내는 주범이기도 하다.

 ◇“정책적 노력 필요할 때”=SW개발자들은 정부가 개발자를 위한 정책을 수립하기에 앞서 먼저 국내 SW개발자 현황부터 파악하라고 주문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SW인력 경력인증제는 시급한 사안이지만 내실 있는 운영이 전제조건이라고 못박았다.

 개발자 강완모 씨는 “뻥튀기 경력이 아닌 실질적으로 개발자의 실력이 바탕이 되는 경력관리가 필요하다”며 “누가 운영을 맡든지 개발자의 의견과 개발자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개발자는 “확실한 등급체계를 갖추고 해당하는 경력과 시험을 통해 기술습득 여부를 판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대원·문보경기자@전자신문, yun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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