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힘 "개발-사용자가 최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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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현지시각) 열린 구글 개발자데이 2007에 참석한 개발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1년 만에 한국 지사 직원 수를 아홉배나 늘린 구글.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 사이트 초기 화면만 달리한 구글. 세계 인터넷 시장을 평정한 구글이 최근 이렇게 한국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유독 한국에서만 고전하는 구글은 세계 IT업계의 최대 관심기업. 미래 IT비즈니스를 앞서 제시하는 회사기 때문이다. 지난 31일과 1일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구글개발자데이2007’과 인근 마운틴뷰에 있는 본사를 방문해 과연 무슨 힘이 구글을 움직이는지 살펴봤다. 잠정적으로 내린 결론은 구글이 그간 하도 내세워 이제는 진부해보일 정도인 ‘개발자와 사용자 최우선’ 철학, 이하도 이상도 아니라는 것이다.

 ◇비즈니스, 개발도 ‘롱테일’=“‘구글맵스’와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공개했을 때 어떤 서비스가 새로 나올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지만 지금 수많은 사용자와 개발자가 창의적인 서비스를 만들어냅니다. 이번에 공개한 ‘구글기어스’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존 애플리케이션과 결합해 어떤 서비스로 탈바꿈할지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본사에서 만난 순다 피차이 클라이언트소프트웨어 디렉터<사진>는 사용자 문제를 해결하려는 구글의 핵심 전략을 이같이 소개했다. 언제 어디서나 어떤 기기를 이용하든 웹애플리케이션에 손쉽게 접속하도록 하는 게 웹의 미래라고 설명했다.

 지난 1분기 구글 전체의 수익만 10억달러(1조원). 대형 광고주가 아닌 전 세계 접속자 5억명의 힘에서 비롯되는 ‘애드센스’ ‘애드워즈’와 같은 롱테일 광고수익으로 거둔 성과다. 롱테일 비즈니스의 선두주자였던 구글이 서비스 개발도 롱테일에 의존한다.

 ◇구글의 뒤를 받치는 ‘컴퓨팅 파워’=‘PC 수준의 메인보드를 탑재한 서버·로엔드스토리지 네트워킹·리눅스·인하우스 소프트웨어’. 구글이 개발자데이에서 공개한 인프라스트럭처다. 지난 2001년 ‘뉴데이터센터’를 디자인한 이후 끊임없이 전 세계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도록 혁신해 왔다. 그 결과로 만들어낸 ‘구글파일시스템(GFS)’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 삽입 : 구글 본사 43번 빌딩에 진열된 구글이 초창기에 사용한 인하우스 랙 서버 시스템>

 아일린 구글 PR 담당자는 “구글만의 파일시스템은 구글이 전 세계에 있는 엄청난 데이터를 수천개의 노드를 통해 신뢰성을 확보하고 효율과 분산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핵심요소”라고 설명했다.

 ◇개발자데이는 과시용(?)=이번 구글 개발자데이는 처음 선보인 구글기어스를 제외하면 특별히 새롭다할 게 없었다. 그러나 그동안 궁금했던 것들을 직접 물어보고 서로 활발하게 의견을 주고받는 것은 여느 개발자데이와 달랐다. 현장에서 만난 한 개발자는 “새 기술보다는 흐름을 읽고 개발자들끼리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며 “모든 사람에게 더 좋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 목표여서 이를 위해 이런 행사를 연다”고 말했다. 조원규 구글코리아 R&D센터장은 “내년에는 한국에서도 개발자데이를 개최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러(구글 개발자)’의 생활은 정말 행복한가=출퇴근 시간은 없다. 본인이 원하고 적합한 일을 찾아서 할 수 있도록 해준다. 프로젝트 단위로 움직여 누구 하나 간섭하는 사람도 없다. 구글 카페테리아에서 오늘은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다가 그 자리에서 잠깐 일을 한다. 점심 먹은 후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일주일마다 한 번씩 진행하는 ‘테크토크(기술에 대해 자유롭게 논의하는 자리)’에 참여한다. 피트니스센터와 수영장에서 두 시간가량 운동을 하다 우연히 만난 프로젝트 팀원과 프로젝트를 이야기한다. 구글 직원의 70% 이상인 구글 개발자의 생활이다. 1일 방문한 미국 마운틴뷰 ‘구글플렉스’. 카페테리아의 음식도 훌륭하고 운동도 할 수 있고 어디서나 편하게 일을 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그러나 프로젝트 기한을 맞춰 일을 끝마쳐야 하는 것은 다른 개발자들과 차이가 없다. 다만 일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할 뿐이다. 조금만 들여다보면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시키지 않는다는 게 구글 개발자들이 느끼는 진정한 행복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검색팀에서 일하는 한국인 개발자 안정호씨는 “엔지니어가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할 때가 훨씬 많다”며 “구글이 100% 없다고는 볼 수 없지만 훨씬 적으며 이게 바로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개발자를 최우선적으로 배려하는 구글과 돈을 벌어다주는 사용자가 구글 힘의 원천이었다.

마운틴뷰(미국)=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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