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이어 한·EU FTA 협상이 시작돼 순항 중이다.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 연구기관에서도 한·EU FTA가 성공적으로 타결되면 우리 경제에 큰 이익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의 단일시장인 EU에서의 높은 관세장벽이 없어져 LCD TV와 LCD 모니터 등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인 디스플레이 업계의 기대감은 더욱 높다.
그러나 이러한 ‘관세장벽’ 뒤에는 까다롭기로 소문난 EU의 보이지 않는 무역장벽인 ‘환경규제’도 도사리고 있다.
EU는 2005년 8월 전기 및 전자기기 폐기물 관련 규정(WEEE)을 발효한 데 이어 작년 7월에는 카드뮴을 포함, 전자 제품에 공통으로 사용된 여섯 가지 재료를 금지하는 유해물질 사용제한 지침(RoHS)을 발효했다. 또 올해 6월에는 ‘화학물질에 대한 유럽의 등록·평가 및 인가규정(REACH)’을 발효하는 등 각종 환경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관세장벽이 철폐돼도 환경규제로 인해 오히려 디스플레이 수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비단 유럽뿐만 아니라 이미 FTA를 체결한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경우 녹색전자제품심의회(Green Electronics Council)에서 운영하는 EPEAT라는 전자제품 친환경인증제도가 있다. 제품의 환경친화도를 비교분석해 금·은·동 인증 마크를 부여하고 있다.
FTA 협정으로 각 국은 이 같은 보이지 않는 장벽인 환경규제를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이미 제조업계에는 완제품뿐만 아니라 부품·소재에서도 친환경 제품 개발이 한창이다. 삼성코닝정밀유리도 지난해 미국 코닝이 개발한 친환경 LCD기판유리 이글(EAGLE) XG를 올해부터 본격 양산하기로 했다. 또 LCD백라이트 업체는 수은을 사용하지 않은 LED광원 개발과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무한 경쟁을 몰고 올 FTA시대에 한국 디스플레이산업이 세계 무대로 계속 뻗어나가기 위해서는 ‘친환경’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이 되고 있다.
◆남신우 삼성코닝정밀유리 마케팅팀장 sinwoo.nam@sams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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