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 플라스틱스 사업부문 팔았다

 GE가 자사의 플라스틱 사업부문을 중동 최대의 거대 석유화학기업인 사우디 베이직 인더스트리(SABIC)에 116억달러를 받고 매각키로 최종 합의했다고 22일 발표했다.

지난 1930년에 설립된 GE의 플라스틱 사업부문은 전세계를 상대로 가전, 자동차, IT기기, LCD, 반도체 등에 들어가는 특수 플라스틱 소재를 생산해왔으며 잭 웰치를 비롯한 GE의 역대 주요 회장들을 대부분 배출할 정도로 중요한 상징성을 갖고 있다. 플라스틱 사업부의 지난해 매출은 66억 달러로 GE 전체 매출액의 4%를 차지한다.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GE플라스틱코리아는 한국이 강점을 가진 디스플레이와 휴대폰·자동차 분야의 플라스틱 소재를 개발해왔다. 특히 휴대폰의 슬림화를 위한 고강도 플라스틱이나 고휘도 프리즘시트와 내열성이 강한 확산필름 등은 IT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GE플라스틱의 매각 소식에 국내 고객들과 경쟁기업들은 향후 추이가 어떻게 진행될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GE플라스틱과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 고기능성플라스틱(ABS)제품에서 경쟁하고 있는 LG화학의 경우 당분간은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화학의 한 관계자는 “ABS의 경우 LG화학은 중국, GE는 미국을 주 시장으로 하고 있고 EP부문에서만 시장이 조금 겹치지만 기본적으로 제품 포트폴리오가 달라 GE플라스틱 매각에 따라 영향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제일모직도 가전기기 외장재에 사용되는 ABS 분야에서 경쟁을 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캡티브 시장(삼성전자)이 확실해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GE플라스틱으로부터 휴대폰용 케이스 재료를 구매해온 케이스업체인 도움 측도 “매각이 되더라도 고객 지원이 유지되는 만큼 영향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GE코리아의 조병렬 상무도 “이번 사업부 매각에도 불구하고 GE플라스틱코리아의 기존 거래관계와 사업현황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GE의 플라스틱 사업매각으로 한국에 진출한 GE플라스틱코리아도 오는 3분기까지 SABIC플라스틱코리아로 바뀔 전망이다. GE플라스틱코리아는 지난 1987년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했으며 지난해 180여명의 직원이 매출 약 2500억원을 달성한 바 있다.

◇GE의 행보는=GE는 이번 매각으로 세후 약 90억달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현금 유동성 대부분은 GE의 자사주 매입과 에너지 및 장비 제조업체와 헬스케어 등 차세대 성장동력업체의 인수에 사용할 계획이다.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은 향후 헬스케어와 금융산업 고부가가치 위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GE가 플라스틱 사업부를 매각한 배경에는 지난 수년간의 국제유가상승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GE플라스틱 사업부문은 유가가 배럴당 평균 66달러에 달하는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2% 감소한 6억7000만달러에 그쳤다. 석유값이 예전처럼 내리지 않는 한 플라스틱 사업의 부활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결국 제프리 이멜트 GE회장은 올초 내리막길로 들어선 플라스틱 사업부를 매각하기로 최종 방침을 확정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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