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시장, 상승세 주춤?

 지난 1분기 사상 최대 호황을 기록했던 국내 가전시장이 2분기 들어 상승세가 일부 꺾이는 조짐이어서 관심을 끈다. 통상 4,5월은 봄 혼수철을 맞는 연중 최대 성수기이기 때문이다.

지난 3월 한달간 평판TV·휴대폰·MP3플레이어가 월간 사상 최고 판매기록을 경신하며 월 내수 매출 1조원을 돌파했던 삼성전자는 지난달 이후 약간 주춤한 기세다. 여전히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실적이 성장했지만, 정점에 달했던 지난 3월보다는 10% 이상 매출이 감소했다. 이처럼 둔화된 내수 실적은 이달 들어서도 비슷한 양상이어서 1분기 반짝 특수의 약효가 떨어진 것 아니냐는 다소 우려 섞인 시선도 나오고 있다. 대우일렉도 에어컨 예약판매 기간 종료 등의 이유로 지난 4월은 전달에 비해 5% 가량 매출이 줄었다.

현재 정부나 연구소 일각에서 내수경기 활성화 진단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로 소비심리 위축이 가시화하는 모습이라며 다소 성급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대표적인 사안이 최근 부동산 가격 하락과 대출로 인한 가계 부담이 급증하고 있는 요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부동산으로 인한 이자와 세금 부담은 가전소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는 듯 하다”면서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지난 1분기에 비해서는 일단 소비심리 위축 분위기가 발견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올해의 경우 혼수 시즌 특수가 사실상 희석된 점도 이유로 꼽힌다. 쌍춘년 결혼 특수가 지난 2월까지 이어지면서 혼수 가전 수요가 집중된 탓에 상대적으로 올 4월이후에는 뜸해졌다는 것이다. 여기다 최근에는 혼수 시즌이 봄에 몰리기 보다는 연중 내내 분산되는 점이 특징이다. 3월 신학기 시즌에 인기를 끌었던 PC나 디지털기기 제품들이 4월이후 정체된 것도 한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한두달간 혼수가전과 에어컨·냉장고 등 계절성 제품들의 판매 추이를 주시해야 할 것”이라며 “하반기 대선이 또 어떤 영향을 줄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서한기자@전자

 신문, hseo@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