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년 교육부의 교육정보화 기반 조기 구축을 위한 ‘민간 참여에 의한 컴퓨터 보급 및 교육 운영’ 시책에 의해 진행된 민참 컴퓨터 사업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현실적으로 학교 PC인프라 구축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는 의견과 일관성 없는 투자로 학교 간 불균형을 초래했다는 평가가 그것. 대교, 웅진 등 민간 업체가 방과 후 학교 컴퓨터 교실을 운영하는 ‘민참 컴퓨터 사업’은 서울 지역 600여개 초등학교 중 270개가 실시하고 있는 것을 비롯, 현재 전국적으로 40% 정도의 학교가 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민참 사업의 장점은 PC 설치부터 수업까지 모든 과정을 외부 업체가 일괄 관리, 저렴한 비용으로 ‘컴퓨터 교육’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수요자 부담 원칙인 수업료도 월 2만∼3만원 수준으로 사교육비의 3분의 1 수준. 게다가 사용되는 PC의 경우 기부 체납 방식이어서 계약 기간 3년이 지나면 학교 재산으로 편입된다. 학교는 ‘돈 한푼’ 안들이고 최신 기종 컴퓨터를 가질 수 있다. 서태원 대구 범일초등학교 교장은 “민참 컴퓨터가 최신 기종인 만큼 재정이 열악한 지방 학교엔 가뭄 속 단비와 같은 역할을 했다”며 “수업료도 낮아 학생들의 부담도 낮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방과 후 수업이긴 하지만 공교육을 외부 업체에 일임하는 무책임한 사업이라는 반론도 있다. 수업 커리큘럼을 외부 업체가 결정하는 만큼, 정보 통신 소양 교육보다는 워드 프로세서 자격증 획득 등 컴퓨터 활용에 지나치게 치우쳐 있다는 평가다. 또 수강생이 많으면 많을수록 수익이 나는 구조여서 학생을 끌어들이기 위해 컴퓨터 이외 영어, 수학을 가르치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민참은 앞으로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민참을 선택하는 학교 대부분은 부족한 PC를 해결하고, 또 노후PC를 교체하기 위한 목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민참을 통해 대부분의 PC를 교체한 학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해도 중단하기 어렵다. 교육부 노후PC 교체 정책이 36개 학급 기준 1 PC실이고, 최대 40대까지만 지원받을 수 있다. 즉, 현재 교육부가 세운 노후PC 전량 교체 계획은 민참을 통해 추가로 들어온 PC는 대상이 아니다. 학교는 3년이 지나 이미 학교 재산이 된 민참 PC를 업그레드하기 위해선 새로운 민참 업체를 지정해야 한다. 이 때문에 ‘한번 민참은 영원한 민참’이라는 웃지못할 이야기도 나온다. 서울 지역 한 초등학교 교장은 “민참 컴퓨터 관리는 모두 학교 책임”이라며 “3년이 지나 노후화 된 PC의 경우 학교장이 알아서 교체해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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