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점 "하이얼 제품 유통 계획없다"

 ‘하이얼의 국내 가전시장 성공적 진입이 가능할까’ 

중국 가전업체들의 국내진출이 속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형 유통점들의 하이얼 제품 판매에 등을 돌리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마트·전자랜드·이마트·홈플러스(삼성테스코) 등 주요 대형 유통점은 현재 하이얼 제품 판매를 고려치 않고 있다. 유일하게 하이얼 제품을 진열 중인 롯데마트도 올해까지 지켜본 후 연말께 철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저가를 무기로 국내시장에서 적극 공세를 펼치던 하이얼의 시장전략에 수정이 불가피하게 될 전망이다.

김문걸 전자랜드 부사장은 “전자랜드 직영매장에서 하이얼 제품을 유통하는 문제는 현재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황=국내 가전 유통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속대리점(자사의 제품만을 판매하는 유통)이 50% 가까이 장악한 가운데 나머지 시장을 하이마트 등 5개 대형 양판점이 이끄는 구도다. 나머지는 인터넷쇼핑과 홈쇼핑이 보완하는 형태다. 하이얼이 목표로 하는 ‘국내 가전 3위 등극’을 위해서는 대형 유통점을 반드시 뚫어야 하는 상황이다.

하이마트·전자랜드·이마트 3사는 현재 하이얼 제품 취급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 홈플러스는 2003년 말부터 6개월간 하이얼의 와인셀러, 소형 세탁기, 소형 냉장고 등을 판매하다가 중단했다. 2005년엔 하이얼의 PC를 유통했지만 역시 중단했으며 앞으로 하이얼 제품 판매 계획을 세워두지 않고 있다. 롯데마트가 유일하게 하이얼 제품을 판매 중이지만 실적이 미미해서 “올해 1년간 지켜본다”는 수준이다.

◇‘신뢰’가 가장 큰 걸림돌=전자랜드는 지난해 10월 직영매장이 아닌 특수유통(전자랜드의 인터넷 판매 등)에서 하이얼 제품을 테스트해볼 의향이 있었지만 하이얼코리아의 고자세에 중단했다. 가격을 이해할 수 없이 높이 책정하는 등 협력하기에 어려웠다는 것이 이유다.

홈플러스의 이종국 차장은 “하이얼과 협력해봤는데 상품공급 주기와 공급가격이 불규칙했다”며 “유통점의 생명은 정확한 납기인데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마트의 관계자는 “하이얼제품 유통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하이얼이 본격적으로 국내에 들어온다고 해도 우리로선 사후관리(AS)에 대한 확신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AS를 제대로 구축하려면 5∼10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하이얼코리아의 황금구 부장은 “양판점과 할인점은 가져가야 할 유통이라는 입장”이라며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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