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제 수주로 `뜨거운 5월`

 ‘5월은 과제 수주의 달?’

 지역 IT기업의 지자체 및 정부지원 과제 잡기 노력이 때 이른 더위만큼이나 뜨겁다. 국비 및 시비가 투입된 과제 공모는 대부분 상반기에, 그것도 5월 전후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특정 시기에 집중된 정부과제는 물론이고 지자체의 지역사업 과제를 상·하반기로 나눠 월별로 고른 분포 속에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2∼3개 과제 신청은 기본=올해 들어 과학기술부를 비롯해 산업자원부·정보통신부·중소기업청 등 정부 부처와 부산·대전·대구·광주 등 각 지자체에서 공모한 사업은 총 120여개에 이른다. 이중 5월 현재 공모 진행 중인 과제만 50개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국비를 지원받거나 시·도비를 투자해 각 지자체가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과제가 크게 늘면서 기업별로 적게는 2개에서 많게는 5개 이상의 과제에 이미 신청서를 냈거나 준비 중인 기업이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임직원 6명 규모의 부산 K사는 올 초부터 과제 기획서 작성에 회사 여력을 올인한 상태다. 이 회사는 현재 지자체 지역사업으로 진행 중인 u시티 사업과 중기청의 기술혁신과제, 산-산 협력 공동기술개발 사업에 신청서를 제출해 놓고 있다.

 또 H사의 경우 정통부의 IT우수기술지원 과제에 이어 중기청의 기술혁신과제에 신청서를 냈고, 문화부의 문화콘텐츠 맞춤형 기술개발사업에도 참여를 고려하고 있다.

 대전의 C사는 올 초 중기청의 수출기업화지원사업에 선정된 이후 곧바로 기술혁신과제 사업에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 회사는 조만간 대덕특구지원본부에서 추진하는 특구연구개발사업에도 신청서를 낼 계획이다.

 ◇과제 신청에만 올인 ‘부작용’=상황이 이렇다 보니 부작용이 적잖게 나타나고 있다. 기술 개발과 마케팅에 써야 할 힘을 과제 기획서 작성에 쏟아붓고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나온 H사 K 사장은 “지원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아니면 최대한 많은 신청서를 제출해 한 개라도 더 과제를 따내려 한다”며 “올 상반기는 과제 기획서 작성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털어놨다.

 또 특정 시기에 과제가 집중되다 보니 꼭 필요한 과제보다는 ‘일단 따놓고 보자는 식’의 신청서가 난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례로 중기청 기술혁신 과제에는 부산·울산에서만 1000개에 가까운 신청서가 접수돼 표면적으로는 치열한 과제확보 경쟁을 보여주는 듯하지만 대부분 한 번 이상 탈락한 기업이거나 ‘되면 좋고 안 돼도 그만’인 신청서가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 중소기업 B 사장은 “지원하고 싶고, 또 지원해야 할 과제가 한두 개가 아니지만 이번에 지원하지 못하면 내년으로 넘겨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신청서를 제출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진성호 부산대 교수는 “정부 지원과제가 많은 것이 결코 나쁘지는 않지만 특정 시기에 과제가 집중되다보니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부처별 과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더 많은 기업에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분산을 통해 사업 효율성을 높여야 할 것”이라 지적했다.

 부산=임동식기자@전자신문, ds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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