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법 76조 사문화하나"

 차별없는 방송프로그램 공급을 명시한 방송법 76조가 사실상 사문화됐다. 방송위원회의 분쟁 조정 기능도 강제력이 없어 ‘사후약방문’ 구실조차 못하고 있다.

 CJ미디어는 30일 자정 중단키로 한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에 공급해온 오락채널 tvN의 송출을 유지키로 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유지할지 미지수다. 방송 플랫폼을 케이블TV에 주력하겠다는 ‘케이블 온리’ 전략은 아직도 유효하다.스카이라이프는 이같은 방침이 방송법 76조를 위반한 것이라며 철회를 주장했다.

 76조는 ‘방송사업자는 다른 방송사업자에게 방송프로그램을 공급할 때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시장가격으로 차별 없이 제공해야 한다’로 돼 있다. 이 조항에 따르면 CJ미디어와 지상파 방송사는 각각 스카이라이프와 티유미디어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시행령이 없다. 또 사업자끼리 협의해야 하는 비즈니스를 법으로 강제할 수 있냐는 것도 논란거리다.

 방송위원회는 2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 사안에 대한 분쟁조정에 들어간다. 하지만 구속력은 없다.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방송위원회는 아직 방송 프로그램 수급과 관련된 시정 명령을 내린 적이 없다”고 말했다. 스카이라이프는 이 때문에 공정위 제소 등을 검토 중이다.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사업자 티유미디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티유미디어는 출범 당시부터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의 재전송을 추진해왔으나 지상파 방송사가 이를 거부했다. 방송위원회는 “사업자 간 협의를 거쳐 이용 약관을 신고하면 승인해주겠다”는 입장이다. 티유미디어 관계자는 “사업자 간 갈등을 조정해야 할 방송위가 책임을 회피한다”고 지적했다.

 방송업계 관계자들은 “76조는 사문화한 지 오래”라며 “대선 등으로 시행령이 언제 개정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순욱기자@전자신문, choi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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