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박 과장(40)에겐 10년 전 결혼과 동시에 발이 되어준 ‘애마’ 중고차가 있다. 하지만 이 놈이 요즘은 통 기운이 없고 겉모습도 보기 안쓰러울 정도다.
다행히 최근 재테크를 통해 여윳돈을 마련한 김과장, 10년 된 애마를 버리고 과감히 새차를 구입키로 했다. 2007년식 싼타페. 차 값이 만만치 않지만 아내와 두 아들딸에 연로한 부모님도 모셔야 하는 점을 감안해 패밀리카 역할을 할 수 있는 차를 선택했다. 자금사정에 맞춰 일부 납입 및 할부 계약을 맺으니 새 차를 몰 생각에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그때 자동차대리점 직원의 말, ‘보험은 어떻게 하실 거에요.’
김과장은 물론 자동차 보험을 갖고 있다. 10년 전 보험영업을 하는 친구에 떠밀려 가입한 상품이었다. 하지만 비싸기만 했고 서비스는 타 보험사와 별 차이가 없었다. 마침 그 친구는 이제 보험영업을 하지 않는다. 잘됐다는 생각이 김 과장의 머리를 스쳤다. 차를 갈아타는 김에 보험도 갈아타기로 했다.
일일이 보험사에 연락해 가격을 비교할 수 없어 자동차보험료 비교사이트 인카커뮤케이션즈(www.incar.co.kr)에 도움을 청했다. 아내도 최근 면허를 취득해서 부부특약에 대물배상 1억원, 자기신체사고 3000만원 등으로 담보내용을 정한 후 10대 보험사의 가격을 조회했다.
김 과장이 구입한 차량은 4월부터 새로 도입된 차량별 보험료 등급제도에서 6등급이었다. 새 등급제에 따르면 전체 11등급 중 1∼5등급에는 최대 10% 보험료 할증이 적용되며 반대로 7∼11등급은 최대 10% 할인을 받는다. 김 과장의 차는 중간인 6등급이니 할인도 없지만 할증도 없었다.
조회결과 회사별로 보험료는 적지않은 차이를 보였다. 가장 비싼 회사(119만30원)와 가장 저렴한 회사(97만8630원)와의 연간 보험료 차이는 14만400원(14.3%)에 달했다.
잘됐다 싶어 가장 저렴한 회사로 고르려는 순간,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만고의 진리가 생각났다. 혹시 서비스가 안 좋은 불량보험이 아닐까 우려됐다.
김 과장의 고민을 들은 인카의 최병채 사장이 “보험사 서비스가 전반적으로 업그레이드됐기 때문에 기본 서비스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고 귀띰했다. 실제로 뉴마티즈·뉴SM3 등 다른 차종으로 조회해보니 보험사의 가격 순위가 그때마다 바뀌었다. 서비스 수준이 아니라 보험사별 보험료 책정기준이 달라 발생하는 가격 차이였던 셈이다.
그러나 가입 전에 서비스를 확인하는 절차는 필수라고 최 사장이 덧붙였다. 그는 “상담원을 통해 기존 보험사에서 누리던 서비스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꼼꼼히 확인해 ‘가격’과 ‘품질’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
<자동차 보험료를 낮춰라>
◇작은 손해는 직접 챙겨라=경미한 자기차량 손해시에는 자신이 일부를 부담하는 것이 낫다. 형편에 따라 5·10·20·30·50만원 중 자기부담금을 선택하면 그에 따라 보험료가 할인된다.
◇낡은 차에 미련을 버려라=차량이 오래돼 가치가 떨어진다면 굳이 자기차량 손해담보에 가입하지 않아도 된다. 차량가액이 100만원이라면 완전 파손돼도 보상액은 100만원 정도다. 어차피 이것으로는 정상적인 수리가 불가능하다.
◇경력을 챙겨라=군대·관공서 등에서 운전직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면 그 기간만큼 할인율을 적용받는다. 이미 보험료를 납부한 경우에도 추후 서류를 제출하면 초과 납입 부분을 환급받을 수 있다.
◇무사고가 최고=뻔한 얘기지만 ‘무사고’는 보험료 절약을 위한 최상의 방법이다. 특히 음주·무면허 운전은 보험료 할증은 물론 최악의 경우 보험사로부터 문전박대 받는 요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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