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상장사, 이익률 8% 넘어…대·중소기업 양극화 심화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12월 결산법인 IT상장사 업종별 2006년 실적

 지난해 IT분야 상장사들이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8% 이상의 이익률을 기록해 전체 상장기업 평균보다 2%포인트 앞선 것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같은 IT분야에서도 대기업에 비해 중소·벤처기업들의 이익률이 극히 낮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이다. IT산업에서도 ‘대·중소기업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실제 ‘유가증권·코스닥시장 상장사(금융업 제외) 2006년 실적’ 분석에서 IT대기업(유가증권)과 IT벤처기업(코스닥)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9.2%와 4.9%로 무려 4%포인트 이상 차이를 보였다. IT벤처기업의 영업이익률은 전체 평균(6.4%)에 비해서도 1%포인트 이상 낮은 셈이다. 상당수가 IT업종인 코스닥 상장 벤처기업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11.6%가 증가했음에도 영업이익은 25.7%나 급감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유가증권, 통신업 이익률 17% ‘최고’=역시 IT대기업이었다. 유가증권시장에 등록돼 있는 IT업체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기·전자와 통신업종 모두 전년대비 감소했으나 영업이익률은 여전히 10%에 육박해, 한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든든히 해냈다. 특히 통신업종은 영업이익률 17.3%로, 17개 전 업종 가운데 단연 최고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같은 실적도 전년도에 비해서는 악화된 것으로 결코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 영업이익·순이익은 모두 마이너스(-)의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특히 전기·전자업종은 매출액 5% 상승에도 영업이익과·순이익이 각각 21.8%와 11.9%로 두자릿수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IT경기 침체, 환율 불안,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 여건 악화를 피하지 못한 결과란 분석이다.

◇코스닥, 통신·인터넷 호전=통신방송·인터넷업종이 ‘나홀로’ 실적 호전을 이뤘다. 코스닥 통신방송서비스업종 18개사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65% 급증했으며 인터넷업종 13개사는 같은 기간 적자에서 흑자기조로 전환했다.

그러나 환율하락 등 대내외 여건 악화에 시달린 IT하드웨어업종은 고단한 한 해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IT하드웨어 업종 240개사의 매출은 전년 대비 8.9% 소폭 늘어났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8%, 86%씩 크게 줄었다.

비 하드웨어 분야에서도 통신방송·인터넷과 달리 소프트웨어업종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소프트웨어업종 48개사는 매출은 31% 많이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35% 감소하고 순이익이 전년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서는 등 내실은 챙기지 못했다.

  김준배·이호준기자@전자신문, joon@

◆기업마다 어떤 일들이 벌어졌나

▲삼성 ‘웃고’, LG SK ‘울상=10대 그룹 중 IT 대기업을 보유한 삼성·LG·SK그룹의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해 삼성그룹(14개사·이하 유가증권 상장사 기준)의 순이익은 9조863억원으로 전년 대비 7.35% 증가했다. 삼성그룹은 주요 계열사인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엔지니어링·삼성중공업 등의 실적 호전에 힘입어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반면 LG그룹(10개사)은 지난해 순이익이 1737억원에 그쳐 전년 대비 91% 급감했다. LG그룹의 부진은 주력 계열사인 LG전자(-69.73%), LG필립스LCD(적자전환)의 실적악화 탓으로 해석된다.

SK그룹(10개사)도 같은 기간 순이익이 14.43% 감소한 3조5494억원에 머물렀다. SK그룹을 대표하는 SK텔레콤의 순이익이 20% 이상 줄어든데다 SK의 순이익 감소율도 17%에 달했다.

▲위기탈출 ‘넘버원’=대외여건 악화 속에서도 착실한 사업전개로 적자를 벗어나 흑자 전환에 성공한 기업도 잇따랐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삼성전기가 2005년 672억원 적자(이하 순이익 기준)에서 지난해 979억원 흑자를 기록하는 등 총 32개사가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

코스닥 상장사 중에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이 1년 만에 338억원 적자에서 156억원 흑자로 ‘턴어라운드’한 것을 비롯해 총 66개사가 지난해 흑자로 올라섰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유가증권·코스닥시장 모두 흑자기업은 준 반면 적자기업은 늘었다. 유가증권시장 흑자기업 비율은 2005년 84.3%에서 지난해 81.3%로, 코스닥 흑자기업 비율은 같은 기간 68.1%에서 66.4%로 각각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