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 ‘제2정부통합전산센터 2단계 전산기반 환경구축’ 제안 요청 설명회장은 유난히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국내 유명 SW업체는 물론 거의 모든 GS인증 획득업체가 총출동할 정도로 열기는 뜨거웠다. 소프트웨어(SW) 업계의 염원인 SW 분리발주를 현실화하는 설명회였기 때문이다. 정부도 SW분리발주를 두고 ‘SW업계의 숙원사항’으로 표현한다.
하지만 SW분리발주를 놓고 SW업계와 IT서비스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숙원사항으로까지 표현될 정도니 당연히 SW업계는 ‘대찬성’이다. IT서비스업계는 ‘반대’ 입장이다.
최근 신재철 LG CNS 사장은 업계 대표가 아닌 단일 기업의 사장자격으로서 “현상황에선 분리발주를 반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삼성SDS나 다른 IT서비스 업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IT서비스 업계의 견해를 뜯어보면 무조건적인 반대는 아니다.
‘현상황에선’이란 단서 조항이 달려 있다. 기자 개인적으로 IT서비스 업체 수장들을 만나보면 그들은 분리발주의 본래 취지엔 모두 찬성한다. 다만, 분리발주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사전에 시정해야 할 수많은 수발주 관행을 분리발주 시작과 함께 바로잡아야만 한다는 지적이다.
가장 큰 문제는 정부 및 공공기관이 철칙으로 내세우는 최저가 낙찰제다. 지금의 최저가 입찰방식으로는 출혈경쟁을 부추길 수밖에 없다.
이는 통합이 아닌 분리발주 형식을 취하더라도 가격이 변별력이 되는 최저가 방식에선 피할 수 없는 결과다. 기능점수가 아닌 인력에 따라 대가 산정하는(헤드카운팅 방식) 것도 문제다. 지금처럼 발주기관이 용역기간 처음부터 끝까지 동수의 인력 투입을 강요한다면 최소 인력으로 운영되는 국내 SW업체는 타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고 만다.
이밖에도 분리발주 수행 사업자간 협력체계 구축 및 책임소재 규명, 똑똑한 발주 및 감독을 위한 발주기관 전문인력 확충, 영세 업체 도산시 소스코드 활용능력 배양 등 동시에 해결해야할 문제가 적지않다.
SW분리발주는 이미 현실화됐다. 분리발주의 성공여부는 이제 정부의 운용능력에 달렸다. 시행착오도 있겠지만 다시 주워담지는 말자. 다만,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제반요건 및 대처능력을 시급히 갖춰 이왕 하려면 제대로 해보자.
최정훈기자·솔루션팀@전자신문,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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