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세계를 바꿀 때
에릭 이즈라엘르비츠 지음, 강민들레 옮김, 토담미디어 펴냄, 1만2000원.
프랑스 유학파 출신인 덩샤오핑은 마오쩌둥이 사망한 후 중국의 최고 권력자에 오르면서 실용주의 노선에 입각한 개혁·개방정책을 추진한다. ‘흑묘백묘(黑猫白猫)’론 즉, ‘쥐만 잘 잡는다면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가릴 필요가 없다’라는 이론을 앞세워 산업 자유화, 외국자본 문호 개방 등 오랫동안 잠이 들어 있었던 중국 경제의 긴 잠의 끝을 알렸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 중국 경제는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다. 오늘날 중국의 생산량은 과거보다 10배 이상 증가해 세계의 거대한 세력 중 네 번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인구당 소득은 7배 증가했으며 수출은 45배나 증가했다.
풍부한 노동력과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급성장한 중국 경제는 미국,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을 위협하고 있다. ‘메이드 인 차이나’를 앞세운 중국산 제품은 이미 세계 곳곳에 널리 퍼져 시장잠식이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전 세계에서 장난감 70%, 자전거 60%, 컴퓨터와 사진기 50%, 휴대폰 35%, 텔레비전과 에어컨 30%, 세탁기 25% 등을 만드는 ‘세계의 공장’으로 발전했다. 그와 동시에 지구상에서 매년 소비되는 석탄·면·강철·담배의 3분의 1 이상을 쓰는 거대 소비국이기도 하다.
이처럼 경제강국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는 중국 경제를 ‘거품경제’라는 전문가들의 비평도 없지 않지만 이미 중국 경제는 꾸준하고 신속하게 변화를 계속하고 있다.
현재 프랑스의 유력한 경제지 ‘에코’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는 저자가 쓴 이 책은 이러한 중국 경제 발전상을 광범위한 분야에서 조망하고 중국이 어떻게 경제 대국의 면모를 갖추게 됐으며 거품론에 대한 비평과 동시에 그 후의 상황까지도 말하고 있다.
2008년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중국이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과거에는 이러 저러 했으니 미래에는 이럴 것이라는 식의 이론으로 단정짓기에는 중국은 이미 그 틀을 벗어나 석유에서부터 주식, 일자리 창출 등 많은 부분에서 한국·일본·미국 등의 전례에서 볼 수 없었던 기록을 세우고 있다.
또 앞으로 일어나게 될 전 세계적인 경제쇼크와 주변국들의 견제에 대해서도 중국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을 단단한 경제적 기반을 갖추고 있다.
중국은 적어도 20년 동안은 세계 경제 변화의 주요 요인으로 존재할 것이다. 물론 세계에서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극히 미약하다. 인구는 지구 전체에서 20%나 차지하는 반면에 생산은 5%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미국은 그와 정반대의 경우로 전체인구 5%가 전체 생산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잠재적인 중국의 경제 성장은 아주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80년대 초반 세계무역이 1.5% 규모밖에 되지 않았지만 오늘날에는 6%에 육박한다.
‘메이드 인 차이나’를 순식간에 세계 곳곳에 퍼뜨릴 수 있는 중국, 그 중국의 잔기침에 전 세계는 독감에 걸린다는 말은 이 책을 덮는 동시에 피부에 와닿을 것이다.
김현민기자@전자신문, min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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