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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게임 히어로는 프로게임단 중에서도 선수들의 평균 연령이 가장 낮은 팀이다.
젊다는 것은 미숙할 수도, 당돌할 수도 있다는 것. MBC게임 히어로의 당돌한 선수들은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올라간 2006 스카이 프로리그 후기리그 우승에 이어 그랜드파이널 우승까지, 아무도 예상 못 한 결과를 일궈내며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마치 꿈을 꾸는 듯 했던 그랜드파이널이 끝나고 다시 2007년 새 프로리그 시즌을 앞둔 MBC게임 히어로의 서래마을 연습실을 찾았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까지의 혈기왕성한 젊은이들 10여명이 모여있는 공간. 하지만 예상과 달리 조용한 연습실에는 클릭, 클릭하는 마우스 소리만 들려왔다.
깔끔하게 정리된 연습실 2곳에선 선수들이 헤드폰을 낀 채 부지런히 연습을 하고 있고 한쪽에선 방송 출연을 마치고 돌아온 선수들이 정리에 분주하다.
“연습실과 숙소를 분리해서 그렇죠. 숙소는 매우 자유롭게 (지저분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MBC게임 히어로의 프론트인 이상원 차장의 설명이다. 많은 것을 포기하고 치열한 경쟁을 뚫고 프로게이머의 길로 들어선 선수들이 모여있는 연습실이라 자연히 진지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된다는 것.
그랜드파이널 7차전에서 승리하며 MBC게임 히어로에 우승을 안긴 염보성 선수(18)는 “e스포츠가 존재하는 한 계속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며 게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선수들은 아침에 일어나 운동하고 연습, 이어 점심 후 저녁 7시 정도까지 공식 연습 시간을 갖는다. 2∼5시 사이의 오후 시간은 집중 훈련 시간이다. 선수들도 게임 연습에 생활의 최우선 순위를 둔다.
민찬기 선수(19)는 “연습실과 숙소 외에는 편의점 정도만 드나든다”며 “숙소가 가까운 르까프 오즈 선수들과 종종 마주친다”고 말했다. 여자친구도 있으면 좋겠지만, 대부분 선수들은 아직 없다고 한다.
그렇다고 선수들이 연습실에선 오직 게임과 훈련만 생각할까? 주로 인터넷이 선수들의 연습을 방해하는 경우가 많다. MBC게임 히어로 하태기 감독은 “연습 중에 인터넷 서핑하는 선수들은 따끔하게 혼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엄격한 생활은 하태기 감독의 소신이기도 하다. 하감독은 “새벽까지 연습하고 오전 늦게 일어나는 게임단의 일상을 깨보고 싶었다”며 “주로 어린 선수들로 팀을 구성한 것도 내 철학대로 경기단을 이끌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LG트윈스 투수 출신인 김혁섭 코치를 영입한 것도 이런 이유다.
선수들은 주로 다른 프로게이머의 경기를 TV에서 보며 선수의 꿈을 키웠다. 첫 데뷔전의 기억, 짜릿한 우승의 기억이 선수 생활 중 가장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아마 바둑 4단인 김재훈 선수(19)는 “바둑은 친구들이 잘 모르고 알아주지도 않는데 e스포츠는 많이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선수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도 ‘무플’, 즉 무관심이다. 잠시 부진한 사이 잊혀지는 것이 가장 힘들다는 것.
선수들이 꿈꾸는 미래를 물었다. 일단은 게이머로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것에 힘을 쏟아붓고 있다. 김택용 선수(19)는 “최고의 게이머가 된 후 게임과 관련된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 연습에 몰두하는 사이 코치의 휴대폰은 프로게이머 지망생 자녀의 진로를 묻는 부모들의 전화로 끊기가 무섭게 연신 울려댔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