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 내고도 공부하는 방법 있다.”
우리나라 학부모들은 자녀들 학원 보내느라 허리가 휜다. 수학 학원에, 논술 학원에 한 달에 수십만원씩 사교육비로 지출한다. 평생 살림밖에 모르던 엄마들은 아이들 학원비에라도 보태려 일자리를 찾아 나선다. 학생들은 주름살이 늘어가는 부모의 얼굴을 보며 미안한 마음으로 학원으로 향한다.
초·중·고 학생, 특히 중학생 이상의 자녀가 있는 가정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우리나라 사교육 시장규모는 무려 2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부모들의 근심은 늘어만 간다. 치열한 경쟁 탓에 학원에 안 보낼 수도 없다. 저축이나 노후 대비는 꿈도 못 꾸고 수십만원을 내며 아이들을 학원에 보낸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학생들이 방송이나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다. 돈 들이지 않고도 수능을 준비하고 영어, 논술 공부도 가능하다. 정부나 지방 자치단체가 예산을 들여 운영하는 수능방송이나 인터넷 사이트도 있고, 강의는 무료로 제공하고 수익은 광고매출로 충당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나왔다. ‘고품질=유료’라는 편입견을 버리면 무료 또는 저렴한 가격으로도 충분히 공부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EBS, 영어 전문 채널 오픈=교육방송(EBS)은 기존 무료 수능방송 및 인터넷 사이트(www.ebsi.co.kr) 외에 영어교육혁신 방안의 일환으로 다음달 6일 영어전용방송(EBS English)과 무료영어 학습 인터넷 사이트(www.ebse.co.kr)를 개국한다. 매일 아침 6시부터 밤 12시까지 18시간 동안 방송되는 이 채널은 유아에서 초·중등학생, 교사, 학부모까지 다양한 수요자층이 활용할 수 있도록 시청자 생활 패턴을 고려해 시간대를 편성했다. 이를 통해 농어촌 학생들도 유명 강사의 강의를 무료로 시청함으로써 사교육비를 절감하고 교육 기회 불균등을 해소한다는 게 목적이다.
초·중등학생 대상으로 영어 교과 과정을 7단계로 세분해 단계별 수준별 학습이 가능케 했다.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영어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 배양을 목표로 교양 프로그램을 마련했고, 지구 온난화와 국가 간 분쟁 등 글로벌 이슈를 놓고 영어로 토론하는 ‘디베이트 서바이벌(Debate Survival)’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또 온 가족이 영어퀴즈를 풀면서 자연스럽게 영어에 친숙해지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퀴즈쇼’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주한 각국 대사와 방한한 유명 인사를 스튜디오로 초청해 자국의 사회와 문화, 세계적 이슈 등에 대해 들어보는 ‘더월드투데이’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이번 영어전용방송은 일단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 704번 채널을 통해서만 시청할 수 있다. 하지만 EBS 측은 오는 6월께부터는 케이블TV채널을 통해서도 접할 수 있게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강남구청수능방송, 예산 대폭 확대=강남구청이 운영하는 인터넷 수능방송 서비스인 강남구청수능방송(http://edu.ingang.go.kr)은 EBS와 함께 국내 양대 무료 인터넷 강의 사이트로 꼽힌다. 2만원의 연회비만 내면 유명강사들의 동영상 강의와 PDF교재 다운로드, 논술강의, 오프라인 입시설명회, Q&A(24시간 이내 서비스) 등을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수강중 모르는 내용이 있을 경우 질문을 해당 강좌 게시판에 올리면 24시간 이내에 강사들이 답변을 하는 24시간 Q&A서비스도 제공한다.
강남구청은 세수 감소로 올해 예산을 10% 가까이 감액했지만 지난해 45억원이었던 수능방송 운영 예산만은 오히려 62억원으로 책정,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강좌 수도 4200개로 전년 대비 70%나 늘렸다.
강남구청 측은 DVD급 초고화질(2Mbps) 서비스, 교재 PDF파일 무료제공, 16:9의 와이드로 제작해 눈의 피로를 줄인 콘텐츠 등을 자랑으로 내세웠다. 특히 올해는 통합논술 분야 서비스를 대폭 강화했다. 29명의 특급 논술강사를 영입해 250회의 강의를 제공하는 한편 1:1 논술첨삭지도, 상하반기 각각 전국 논술경시대회 등의 부가서비스를 제공한다.
◇곰스쿨, 광고 수익기반 무료 강의=곰스쿨은 인터넷TV 서비스 곰TV가 운영하는 무료 교육 채널이다. TV로 치면 EBS에 해당되는 셈이다. 특히 학생들이 많이 사용하는 인기 SW ‘곰플레이어’를 통해 제공돼 접근도가 높다.
사용자들은 곰스쿨닷컴(www.gomschool.com)에서 곰플레이어를 내려받아 설치하는 간단한 절차만으로 이범·조동기·김영아 등 유명 스타 강사의 강의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 교재만 준비하면 된다. 곰스쿨은 강의를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강의 시작 전 15∼20초 삽입되는 짧은 광고로 수익을 얻게 된다.
곰스쿨의 강좌는 수능·내신에서 논술까지 참신한 기획 시리즈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숨마쿰라우데’ 시리즈는 국내 최대 입시 커뮤니티 ‘오르비스옵티무스’ 회원들이 직접 만든 과목별 수능·논술 통합 참고서를 국내 최초로 곰스쿨이 강의로 기획해 선보이는 강좌다.
2008년 입시부터 더욱 중요해진 논·구술 실력을 기를 수 있도록 민음사와 곰스쿨이 공동으로 기획한 통합교과형 강좌인 ‘민음 통합논술 교과서’ 시리즈도 인기다.
이 밖에도 곰스쿨은 외국어 강좌 서비스 ‘곰스쿨 어학당’을 선보였다. 회화·문법·CNN 등 영어강좌에서부터 일어·중국어·스페인어·태국어 등 다양한 언어 강좌를 제공하고 있으며 수강료는 무료다. 다음달에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위한 강좌를 오픈할 예정이다.
◇유료에서 무료로, 티치미=2004년 초 무료강의로 출발한 티치미(www.teachme.co.kr)는 2006년 8월 일부 강의를 유료서비스로 전환했다. 하지만 유료 강좌의 가격은 다른 e러닝 사이트에 비해 크게 저렴한 편이다. 또 티치미의 대다수 강의는 여전히 회원 가입만 하면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
학생들은 수준별·과목별로 구분된 양질의 강의를 학습취향에 따라 직접 골라 들을 수 있다. 또 2008년 대학입시에서 비중이 높아지는 통합논술에 대한 무료강의도 마련돼 있다.
티치미의 ‘라이브폴 수능 클리닉’ 강의도 차별화 요소다. 라이브폴 수능 클리닉 강의는 ‘수리탐구Ⅰ영역(수학)’ 중 수능 출제 빈도가 높고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주제를 신청받아 이루어진다. 학생들이 가장 먼저 듣고 싶어하는 강의주제를 ‘이런 강의를 부탁합니다’ 게시판을 통해 신청받고, 신청받은 주제 가운데 회원들이 가장 높은 빈도로 추천한 주제를 심층적으로 다루는 1개의 개념강의와 2개의 문제풀이 강의를 올려준다.
◆인터뷰-윤문상 EBS 채널운영단장
-EBS 영어교육방송 개국 배경은.
▲우리나라 영어 관련 사교육 비용이 연간 15조원에 이른다. 학부모들이 이처럼 많이 투자하는데도 우리 국민의 평균적인 영어경쟁력은 아직 낮은 수준이다. 토플을 기준으로 할 때 227개 국가 중 93위, 아시아 32개 국가 중 16위 수준이다. 스웨덴의 경우 모국어가 있지만 TV 방송이 모두 영어로 진행되고, 자막으로 스웨덴어를 띄워준다. 국가적으로 영어를 활용함으로써 국민 전체가 영어경쟁력을 갖춰 나가고 있다. 또 지역 간 계층 간 영어학습 격차는 점차 심화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해 11월 수립해 발표한 영어교육혁신방안의 일환으로 방송과 인터넷의 장점을 살린 영어전문 방송 및 사이트를 개국하게 됐다.
-EBS 영어교육방송의 특장점을 소개한다면.
▲유아부터 초·중·고등학생, 교사, 학부모까지 수준에 맞는 영어 콘텐츠를 단계별로 제공해 선택해서 학습할 수 있다. 영어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부터 토론, 논쟁이 가능한 학습자까지 수준별로 제공된다. 프로그램은 국내 제작 콘텐츠가 31개, 해외 수입 콘텐츠가 12개로 총 43개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또한 인터넷을 통해 같은 방송을 볼 수 있다. 기존 EBS 수능방송 사이트가 단순한 VOD였던 데 비해 이번 영어 전용 방송은 인덱스 및 메타데이터 기능을 지원해, 원하는 부분만 검색해 학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체 프로그램 중 국내 제작 프로그램은 언제든 인터넷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기대하는 효과는.
▲이번 전용방송 및 사이트 개국을 통해 ‘영어학습의 저비용, 고효율화’ ‘학습기회 불균등 해소’ 등의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영어 관련 사교육비 부담이 완화되고, 농산어촌 등에 영어학습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영어 관련 사교육 비용이 연간 약 7200억원 경감 효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초등학생 600만명 중 약 10%가 1인당 월 10만원씩 사용한다고 가정한 경우다. 사교육비 절감 외에 스타 강사가 많지 않은 지역 및 농산어촌에 사는 학생들도 고품질의 교육 콘텐츠를 접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국민 일반의 영어능력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
◆신문보내기 참가기업 소개-LG텔레콤
LG텔레콤은 세계최초 CDMA 기술 상용화에 성공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1997년 PCS서비스 상용화를 구현한 이래 ‘LGT Way’라는 경영정신에 입각해 고객중심의 가치제안 서비스 제공, 소매중심의 유통채널 경쟁력 확보 등으로 성장성과 수익성 면에서 매년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작년은 접속요율 하락, 요금인하 등 급변하는 규제환경 하에서도 가입자 701만명 달성, 영업이익 4165억원 을 기록하는 등 매출, 영업이익 및 시장점유율 증가율에서도 타사 대비 탁월한 성과를 기록했다.
특히 뱅크온, 기분존, 항공마일리지 및 포인트카드 등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생활가치혁신서비스 출시 등으로 고객만족도 및 브랜드 선호도에서도 의미있는 진전을 이룩하고 있다.
LG텔레콤은 올해 차세대 서비스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다양한 형태로 경쟁양상이 전개될 가능성이 있지만 이러한 도전을 도약의 기회로 삼아 또 다른 ‘기분 좋은 변화’를 이룩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방침이다.
◇인터뷰-정일재 사장
LG텔레콤의 사회공헌 활동은 결식아동, 소아암환자, 독거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 돕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로 LG텔레콤은 국내 최고의 유명인과 함께 백혈병 및 소아암으로 투병중인 어린이들의 꺼져가는 생명을 구하기 위해 기분좋은 행사를 비롯 구세군과 함께하는 불우이웃돕기성금, NGO 굿네이버스와 함께 ‘100원의 기적’이라는 기부 캠페인도 실시하고 있다.
정일재 사장은 “청소년들의 경우 우리사회의 미래로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게 무엇보다 중요하고 신문·방송의 역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IT 국가로 발돋움 하고 있는 상황속에서 전자신문이 중심이 되어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IT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신문보내기 캠페인은 의미가 깊고 LG텔레콤이 이에 동참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최순욱기자@전자신문, choi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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