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문자메시지

“문자기능을 없애주세요, 사랑하는 사람들이 다시 긴 연애편지를 쓰도록.” 지난해 초 한 통신회사의 광고를 보며 따뜻함과 동시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디지털보다 아날로그를 동경하던 나에게 사람이 먼저라는 광고 카피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현재 몸담고 있는 일터가 메시징 서비스를 개발하는 곳이기 때문에 조금은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휴대폰 서비스 업체가 스스로 휴대폰의 주요 기능을 없애 달라고 역설하는 그 자신감이 부럽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말 그대로 광고 카피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음성통화를 줄이고 문자로 대화하는 사람이 급증하면서 하루 2억건에 이르는 문자메시지가 오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 1인당 하루 4건을 보내는 셈이다. SMS는 이제 청소년의 전유물이 아니라 중장년층에게도 확산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간단한 안부를 묻거나 싸운 뒤 사과를 위한 수단으로 문자메시지보다 좋은 것이 또 있을까. 더 나아가 공공기관은 대국민 알림창구로 문자메시지를 활용하기도 하며, 은행·카드사·보험사 등 주요 금융기관이나 의료계로까지 쓰임새는 날로 넓어지고 있다.

 지난 98년 국내 최초로 기업용 문자메시지를 개발, 서비스를 제공해온 인포뱅크도 금융기관은 물론이고 각 기업 마케팅팀과 연계해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문자메시지는 단순 안부를 묻는 단문에서 제품을 홍보하고 카드 승인 내용을 알려주는 수단으로까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현재는 TV로도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으니 앞으로 문자메시지가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지 궁금할 따름이다.

 혹자는 청소년의 언어파괴, 스팸메시지 양산 등 문자메시지의 역기능을 문제 삼기도 하지만 이보다는 메시지를 통한 정보 교환, 인간관계 유지, 효율적 마케팅 등 그 순기능에 열광하는 이들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 최근 HSDPA·와이브로 서비스 등장으로 모바일 기기의 무선인터넷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이를 통한 메시징 서비스 이용은 더 확대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디지털 시대의 근간으로 자리잡은 문자메시지 기능을 어떻게 진화시켜 갈 것인지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진철 인포뱅크 경영지원부 이사 shindok@infoban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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