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에 걸려 열이 날 때, 예전에는 매운 것을 먹고 이불을 푹 뒤집어쓰고 땀을 냈다. 그러면 열이 떨어지고 감기가 어느 정도 나았었다. 요즘은 이처럼 따뜻함으로 열을 풀어내는 것은 마치 큰일 날 일로 알고, 오히려 차갑게 식히는 것에 더 익숙한 것 같다. 물론 좀 식혀야할 때도 간혹 있지만, 기본적으로 우리의 몸은 따뜻하게 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감기에 걸리면 우리 몸은 감기와의 싸움을 시작하는데, 이때 대개의 사람은 어느 정도 열이 나게 된다. 감기는 다양한 원인으로 오나, 대개 기력이 좀 떨어진 상태에서 찬 기운을 접하면 발생되는 경우가 많다. 감기의 양상은 당시의 기후와 감기 걸린 사람의 기본적 몸의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습기가 많은 날씨에 감기에 걸리면, 일반적인 감기 증상 외에도 습기에 영향을 받아 몸이 무겁거나 소화불량을 동반하기 쉽고, 짜증이 나고 가슴이 답답해지기도 한다. 평소 위장이 안 좋았던 사람이 감기 중에 과식을 하면 상하흐름이 단절되어 아래로 못 가는 기운이 위로 올라가 고열이 나거나 두통이 심해지기 쉽다. 감기가 심한 경우, 감기의 양상과 원인 그리고 사람을 잘 살펴서 각 상황에 맞는 치료를 해야 한다. 그것이 잘 안 되면 감기가 오래 지속돼 몸은 점차 약해지게 되고 나중에는 천식·폐렴 등의 증상들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래서 감기의 예방과 초반 대처가 중요한데, 그것의 가장 기본은 몸을 따뜻하게 하고, 충분히 쉬어 주어서 스스로 찬 기운을 풀어내도록 몸을 돕는 것이다. 감기 초반에 나는 열은 내 몸이 한바탕 싸움을 하고 있다는 증거다. 아군을 도와주면서 싸움을 시작하자. 몸을 차게 해서 처음부터 아군을 희생시키는 싸움을 시작하면 자칫 싸움이 길어지고 패하기 쉽다.
오해를 막고자 덧붙인다. 심한 고열로 정신이 혼미해져서 이상한 소리를 하는 정도인데도 따뜻하게 데우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 체온계로 40도에 가까운 고온을 보인다든지 체온계의 수치와 무관하게 이마와 뺨, 귓불까지 뜨끈뜨끈하면서 뜬금없이 엉뚱한 이야기를 한다든지 그외에 다른 이상증상들을 동반하는 정도라면 지체 없이 한방, 혹은 양방 의료기관의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을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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