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매니아’에서 게임아이템 거래 1위 벤처기업 사장으로 화려한 변신.’
국내 인터넷 게임아이템 중개업체 아이템매니아(www.itemmania.co.kr) 이정훈 사장(32)을 지칭한 표현이다. 지난 2002년 후발주자로 게임 아이템 거래시장에 뛰어든 아이템매니아는 매년 100% 이상의 발전을 거듭한 끝에 지난해 12월 말 랭킹닷컴 조사결과 업계 1위에 등극하면서 국내 최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경쟁사와는 지난 2005년까지는 3배 이상 뒤졌으나 지난해부터 격차를 줄이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지난해 말 43.94%의 점유율로 정상을 탈환했다.
최근 들어 2위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는 이사장은 회사를 설립하기 전까지만 해도 PC방에서 게임에 푹 빠져 사는 ‘게임 광’이나 다름없었다. 지난 95년, 전북대 기계공학과에 입학했으나 게임 하느라 거의 학교를 나가지 못해 결국 제적당하고 말았다. 이후 3∼4년간 그런 생활을 더 지속하던 그는 지난 2002년 7월, 돌연 벤처 사업가로 변신을 선언했다.
“게임 아이템을 몇 번 거래한 적이 있었는데 아이템을 보내 준 뒤 돈을 받지 못하고, 훔친 아이템을 잘못 구입해 낭패를 보기도 했습니다. 아이템을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끝에 회사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이사장은 온라인 게임이 혼자서 즐기는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수많은 참여자와 함께하는 가상의 사회 및 경제활동으로 여겼다. 개인 간 게임 아이템 거래 과정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사기와 폭행 등 부작용을 방지하고 안전하면서도 신속하게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 즉 거래 사이트를 선보였다. 이후 한국생산성본부·데이콤 등과 업무제휴를 통해 업계 최초로 신용카드 결제시스템과 분할거래를 도입했다. 또 단문문자메시징(SMS)서비스를 비롯해 실명과 은행계좌, 휴대폰 등 다양한 고객인증제도와 결제시스템을 구축해 안전한 거래를 보장하는 데 주력했다. 개인정보유출로 인한 배상을 위해 10억 원 상당의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기도 했다.
이러한 서비스와 제도가 저절로 입소문이 나면서 2004년 2월 50만 명인 회원이 이듬해인 2005년 5월에는 150만 명으로, 2006년 말에는 300만 명으로 늘어나는 등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거래량 3000억 원, 매출액 180억 원이라는 괄목한 만한 성적을 거둔 아이템매니아는 올해 거래량 5000억, 매출액 300억 원으로 확대하고 500만 회원 돌파를 목표로 삼고 있다.
업계 처음으로 사고대응센터를 설립, 사이버 경찰수사대와의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해 불법 아이템 거래범인 검거에 도움을 준 공으로 지난해 10월 전주경찰서장으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올해 전북중소기업청으로부터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이노비즈)으로 선정된 이 회사는 게임 캐릭터 레벨을 올려주는 ‘캐릭터 육성’ 제도를 새로 선보이며 또 한번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이 사장은 “아이템 거래 시장은 1조 원을 넘어설 만큼 성장했기 때문에 정식으로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내 산업으로
인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청소년 게임 상담소를 운영하는 등 청소년 지원에 심혈을 기울이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주=김한식기자@전자신문, h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