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신박제 NXP반도체코리아 초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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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10대 반도체업체인 엔엑스피(NXP)반도체는 한국을 전략적 지역거점으로 선정하고, 기존 글로벌반도체업체들과 달리 한국법인을 독립권역으로 분류했습니다. 반면 전통적 반도체강국인 일본은 아시아·퍼시픽(AP)권역에 포함돼 있고 급부상하는 중국도 차이나권(중국·홍콩·타이완)으로 분류돼 있다는 것은 한국시장에 거는 기대에 대한 방증입니다.”

지난 3월 2일 대한상공회의소 빌딩으로 이전하며 새로운 출발을 선언한 신박제(63) 엔엑스피반도체한국법인회장은 ‘한국 시스템반도체산업 활성화에 보탬을 주며 한국 세트산업과 함께 성장하는 회사가 될 것’이라는 일성으로, 엔엑스피반도체한국법인 설립 이후 처음 입을 열었다.

“IT산업의 기술흐름을 선도하는 한국은 세계 반도체업계가 리노베이션 거점으로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는 엔엑스피반도체도 마찬가지여서, 한국의 앞선 기술기업과 협력해 기술을 축적하고 또 세계 기술 흐름을 한국기업에 전달하면서 매출도 확대해 나가는 것이 한국법인이 부여받은 역할입니다.”

한국법인을 독립권역으로 분류해 모든 의사결정을 본사와 직접 수행하도록 한 엔엑스피반도체의 방침은, 최근 인텔·내셔널세미컨덕터 등이 한국에서 R&D센터를 철수하며 한국거점의 위상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과는 상반되는 행보다. 신박제라는 인물에 대한 엔엑스피반도체 내부의 영향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엔엑스피반도체의 향후 사업 로드맵과 한국산업이 맥을 같이하고 있다는 점도 배경으로 풀이된다.

엔엑스피반도체는 필립스 반도체부문이 분사해 설립된, 유럽 2위·세계 10대 반도체 기업이다. 세계 20여국에 3만7000여명의 종업원이 있고, 50년 역사 동안 축적한 2만5000개 이상의 반도체 IP(지적재산권)와 세계 각국에 반도체 팹도 보유하고 있다. 사업분야는 휴대폰 및 통신기기, 생활가전, 자동차, 보안기기, 비접촉 지불시스템 등의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를 망라한다.

“최근 미국 실리콘랩을 인수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엔엑스피반도체는 기술 벤처기업과의 협력 및 지분투자를 통한 시너지 극대화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급성장하고 있는 한국 팹리스 반도체설계 벤처에 관심을 갖는 것이 같은 배경입니다.”

엔엑스피반도체는 필립스 반도체부문에 속해 있을 당시부터 국내 팹리스 가운데 기술력이 뛰어난 몇몇 업체와 협력 방안을 모색해왔다. 하지만 그룹차원의 의사결정이 필요했던 당시에는 지분투자나 M&A 등이 한 건도 성사되지 못했다.

“만약 실리콘랩 인수도 엔엑스피반도체가 아닌 기존의 필립스그룹내 반도체사업부의 상황이었다면 쉽지 않았을 겁니다. 반도체 기술 흐름은 빠른데 덩치가 클 수록 결정이 늦어질 수 밖에 없으니까요. 하지만 엔엑스피반도체의 대주주인 KKR(사모펀드)까지도 기술 벤처에 대한 투자에 적극적인 만큼, 한국 벤처와의 공동개발, 지분투자 등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엔엑스피반도체 한국법인의 직원은 약 130명으로, 이 가운데 90명 가까이가 기술개발에 전념하는 랩인원이다. 조만간 실리콘래버러토리스코리아 개발엔지니어도 합류할 예정이고, 사업확대에 따라 추가로 엔지니어를 채용할 계획이어서 기술개발 인력이 급속히 늘어날 전망이다.

“엔엑스피반도체는 필립스반도체시절 50여년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미래 성장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다양한 첨단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반도체산업의 특성상, 고객이 걸으면 우리는 뛰고, 고객이 뛰면 우리는 날으면서 고객을 리딩하지 않고서는 험단한 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없습니다. 한국법인은 엔엑스피반도체 본사는 물론 세계 각국지사의 첨단 기술 흐름과 앞선 한국IT기술 흐름의 접점에서 역량을 강화해, 한국 고객에게 좋은 솔루션프로바이더로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사진=정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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