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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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용홍하상 지음, 북폴리오 펴냄, 1만2000원.

 일본 도쿄 긴자 1가에서 8가에 이르는 1㎞ 구간을 걷다 보면 세계적인 명품가게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과연 긴자가 일본에서 가장 번화하고 최첨단을 걷는 거리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그러나 긴자 거리를 더욱 빛나게 만드는 것은 명품가게들이 아니다. 바로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일본 상인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긴자 ‘백점회(百点會)’ 소속의 오래된 점포들이 긴자의 진정한 힘이다.

 예로부터 이어온 일본 5대 상인 중 도쿄 상인은 최고의 물건을 판다는 신용을 자랑한다. 오늘날 도쿄의 긴자에는 그 뿌리가 길게는 400년, 짧게는 100년 이상에 이르는 100여 개 상점이 모여 있다. 1954년 이들이 모여 ‘백점회’라는 단체를 조직해 공동으로 마케팅에 나서는 한편 신용 100점을 목표로 도쿄 상인의 상혼을 불살라왔다.

 백점회 소속 점포들은 일본 상인의 자존심을 지키며 ‘메이드 인 재팬’의 위상과 경영비법을 과시하고 있다. 백점회의 점포는 비록 작지만 100년 이상의 신용과 전통을 바탕으로 도쿄 시민은 물론 일본의 전국 소비자들을 상대한다. 그들은 ‘긴자는 도쿄의 긴자가 아니라 세계의 긴자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정도로 자신들의 상품과 신용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긴자의 상인들이 오랜 기간 동안 영속할 수 있었던 것은 ‘긴자 상인의 18계명’을 철저히 지켜왔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지난 3년간 도쿄의 긴자를 수도 없이 드나들면서 현장취재를 했다. 오랜 시간 발로 뛰면서 쓴 이 책은 일본에서도 발간된 적이 없다. 일본이 제2위 경제대국이 된 바탕에는 상인 정신의 저력이 있었다는 전제하에 그 상인 정신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파악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이 책에는 긴자 상인의 형성된 유래와 발전,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으로 파괴된 긴자를 재건하기까지 그들의 고뇌와 상술이 오롯이 담겨 있다.

김현민기자@전자신문, min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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