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멈춰선 게임사 IPO... 신작 리스크에 '생존 전략' 선회

Photo Image
지난해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25

국내 게임사 기업공개(IPO)가 시프트업을 마지막으로 2년째 멈췄다. 2024년 이후 신규 IPO 사례가 끊기면서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 모델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신작 흥행 불확실성과 투자심리 위축이 맞물리며 IPO 대신 생존 중심 전략으로 급격히 방향을 틀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사들은 최근 IPO 대신 자회사 흡수나 지분 매각, 전략적 투자 유치 등으로 '현금 확보 방식' 자체를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앞서 국내 게임사 가운데 마지막으로 상장한 시프트업은 '스텔라 블레이드' 흥행으로 실적 기대감을 높였지만, 주가는 공모가 대비 절반 수준인 3만원대에 머물러 있다. 2021년 상장한 크래프톤 역시 '배틀그라운드' 단일 IP로 연매출 3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넘겼음에도 공모가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얼어붙은 분위기 속에서 넷마블은 최근 핵심 개발 자회사 넷마블네오의 IPO를 철회하고 완전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지분을 100% 확보해 중복상장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판단이다. 한때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흥행으로 재상장 기대감이 높았던 만큼 방향 전환의 상징성이 크다.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역시 4조원대 '대어'로 꼽혔지만 상장 추진이 사실상 멈췄다. 스마일게이트RPG 또한 매출 하락으로 실적 가시성이 떨어지며 상장 계획을 보류했다. 두 회사 모두 각각 '오딘'과 '로스트아크'라는 흥행 대작으로 주목을 받았으나 후속 성과 부재라는 공통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잇따른 게임사 상장 무산·보류의 배경에는 산업 구조 자체의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개발비는 수백억~수천억원대로 치솟았지만 흥행 성과는 '대박 아니면 실패'로 양극화되면서 투자자 입장에서 예측 가능한 수익 모델이 약해졌다. 여기에 국내 증시에서 게임주가 반도체·AI 대비 후순위로 밀리며 자금 유입도 줄어든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 최대 화제작으로 부상한 펄어비스 '붉은사막'은 역설적으로 산업의 구조적 부담을 보여준다. 글로벌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완성까지 8년에 가까운 시간이 소요되며 막대한 비용과 리스크를 감수해야 했다. 대작 하나에 기업의 명운이 좌우되는 구조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방증이다.

국내 대표 게임사 넥슨조차 성장 목표를 낮췄다. 넥슨은 일본에서 진행한 자본시장 브리핑에서 '2027년 매출 7조원'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인정하고 신작 지연과 비용 증가 등 전략적 한계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체질 개선을 선언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상장 자체보다 상장 이후를 버틸 수 있는 실적과 포트폴리오가 더 중요해졌다”며 “지금은 IPO보다 생존 전략을 먼저 고민해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