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협력업체들의 대반란이 시작됐다

 중소 협력업체들의 반란이 시작됐다. 모바일과 디스플레이, 자동차분야 등 대기업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 제품, 독자 브랜드를 출시하는 중소 협력업체들이 급격히 늘었다.

 기존 보유 기술을 기반으로 제품을 개발하거나 전혀 새로운 신제품을 출시하는 경우도 있다. 또 이미 국내는 물론, 해외 수출계약을 통해 기업 및 브랜드 이미지를 키워가는 기업도 적지 않다.

 이 같은 현상은 대기업과의 협력관계가 안정적인 수익은 보장해 주지만, 기업의 고도성장을 담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독자 브랜드로 기업 가치 높여=삼성전자 협력업체인 유엔아이는 최근 초경량 블루투스 헤드세트 ‘카펠라’의 해외 수출계약을 맺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22개월간 6억원의 연구과정을 거쳐 세계 최초로 초소형 메모리 카드형 발향장치 ‘오펠리아’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 업체는 특히 대기업 전유물로 여겨졌던 기업이미지(CI) ‘파란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눈길을 끌었다.

 금형전문기업인 구일전자공업도 최근 오디오와 비디오 기기의 음질 및 화질을 개선할 수 있는 전자제품용 초경량 탈자기(모델명 매직완드)를 독자 개발했다. 악성 자기장을 제거함으로써 전자제품의 성능을 높여주는 이 제품은 최근 국내외 금형제작업체와 프레스생산업체 등 철 가공업체는 물론, 일반 가정에서도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울산 소재 현대자동차 협력업체인 진명21은 지난해부터 산업용 펌프시장에 진출, ‘JM트윈펌프’라는 독자 브랜드를 출시했다. 중소기업 브랜드라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이 업체는 앞으로 국가 신기술 인증 획득 및 전시회 참가 등을 통해 제품 브랜드 알리기에 주력할 계획이다.

 LG필립스LCD 협력업체인 투엠테크도 지난해 고해상도 LCD기반의 내비게이터 ‘잼(ZAMM)’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오는 6월께에는 카PC도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협력업체인 네츠필도 내달께 적외선 입체 열 감지기능을 탑재한 보안전화기 ‘와치원폰(Watch One Phone)’을 출시한다.

 지상파DMB용 수신안테나를 LG전자에 공급하고 있는 맥스웨이브의 경우 최근 디지털TV 수신기를 개발, 독자 브랜드로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 밖에도 군용 전자장비를 설계 및 제작해 군 및 방산업체에 제품을 납품해 온 아원은 지난해 골프클럽 헤드에 묻은 이물질을 제거하는 휴대용 골프헤드 세척기 ‘그린핸드’를 개발해 시판에 나서고 있으며, 휴대폰 카메라 모듈을 대기업에 OEM으로 공급해온 에스엔티전자도 지난해 MP3 및 DMB폰용 초소형 스피커 ‘사운드 몬스터’를 출시, 수출에 나서고 있다.

 ◇홀로서기 위해서는 이것이 필요하다=경북 구미 소재 모 중소 협력업체는 얼마 전 휴대형 냉장고를 독자 제품으로 출시했지만 싸늘한 시장반응 때문에 문을 닫고 말았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중소 협력업체 중 상당수가 독자 브랜드라는 우상에 지나치게 사로잡혀 철저한 준비 없이 뛰어들었다가 부도난 기업도 적지 않다고 경고한다.

 독자 브랜드 기업으로 홀로 설 수 있기까지는 험난한 산을 넘어야 한다. 가장 큰 문제는 독자 기술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중소기업 지원기관을 통해 연구소와 대학과의 기술이전 및 공동 기술개발 등을 통해 극복해 나가야 한다.

 또 다른 난관은 마케팅이다. 대부분의 협력업체들이 특정 대기업에 오랫동안 의존하다 보니 마케팅 능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중소기업 컨설팅 전문가들은 지원기관이나 전문가를 통해 기술 및 마케팅 지원을 받아 독자 브랜드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국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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