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이 중국 증시 폭락과 해외 투자자금의 일본 환류 등 여파로 단기 급등하고 있다.
금융가에서는 엔화 차입자들이 이른바 ‘엔캐리 트레이딩’ 자금의 본격적인 청산에 대비해 환위험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원·엔 환율 폭등=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일 외환시장에서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인 지난달말보다 100엔당 4.50원 상승한 801.4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4일 802.60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종가 기준으로 800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2월5일 이후 3개월만에 처음이다. 원·엔 환율은 올들어 하락세를 지속하며 지난달 9일 9년여만에 처음으로 760원대로 떨어지기도 했으나 일본의 금리인상 이후 급격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차이나쇼크로 엔캐리 정리 촉발=원·엔 환율의 급등은 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엔화자금을 빌려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외국자산에 투자하는 엔캐리 거래의 일부 정리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중국의 증시가 폭락세를 보이면서 엔화를 차입해 중국 등 신흥시장에 투자했던 세력들의 자금 정리가 이뤄지면서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원화를 매도한 뒤 받은 미 달러화를 해외에서 매도해 엔화를 사는 손절성 엔화 매수세가 반복되고 있다. 지난달 20일 일본은행(BOJ)이 7개월만에 금리인상을 단행한데 이어 국제통화기금(IMF)이 캐리 트레이드의 부작용을 지적한 점도 엔캐리 자금 정리에 일조했다. 올 1월 경상수지가 5개월만에 적자로 돌아선 점과 외국인 주식배당금 역송금 수요가 대기하고 있는 점도 환율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 엔캐리 본격 청산 관건=외환 전문가들은 엔캐리 거래의 정리가 본격화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이 경우 원·엔 환율의 폭등세가 지속될 수 있기 때문. 원·엔 환율 상승은 대일 수출기업들에는 유리하지만 엔화 대출자들에게는 대규모 환차손을 입힐 수 있다. 기업·국민·우리·신한 등 4개 주요은행의 엔화대출 규모는 지난달말 현재 8993억엔을 기록중이다.
금융연구원 이윤석 연구위원은 “미·일간 금리차 축소 없이는 엔캐리 청산이 급격하게 이뤄지기 어렵다”며 “원·엔 환율이 800원선을 넘어 오름세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가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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