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IT기업 주총현장, 성장엔진 만들고 글로벌 역량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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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와 삼성그룹 계열사, LG필립스LCD 등이 지난달 28일 일제히 주주총회를 가졌다. 이번 주총은 대부분 차분한 가운데 일사불란하게 진행됐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이날 가진 제3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난해보다 8%가량 늘어난 64조원의 매출에 당기순익 7조9000억원 이상 달성을 올해 경영목표로 수립했다. 이를 위해 올해 내부 유보자금 가운데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 투자를 합쳐 총 10조원가량을 투자하되, 경영여건 변화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하기로 했다. 윤종용 부회장은 “어려운 대외여건에도 불구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의 성장을 이어가고 견실경영으로 초일류 수준의 재무구조도 유지할 것”이라며 “투자는 미래를 대비한 신성장엔진 발굴에 집중하되 반드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 부회장은 올해 경영목표를 위해 △선도제품 리더십 확보 △신성장엔진 발굴 강화 △세계 최고 수준의 경영 프로세스와 스피드 정착 △주주중시 경영의 네 가지 과제를 꼽았다. 보르도 LCD TV, 울트라에디션 휴대폰 등 세계 시장 히트제품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한편, 디지털컨버전스 시대에 맞는 고부가가치 신제품을 적극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또 메모리반도체·LCD·휴대폰의 3대 전략사업은 경쟁사를 압도할 수 있는 고수익 경영을 전개하고 프린터·시스템LSI·생활가전·AV 사업은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 역량을 재편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경영 프로세스 효율화와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를 정착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이 같은 구조를 협력사에도 확대해 올해 원달러 환율 800원에도 흔들리지 않는 원가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의지다. 윤 부회장은 “그동안 삼성전자의 성장을 견인해왔던 주요 사업이 최근 정체되고 경쟁사 견제도 심화되고 있다”면서 “초심으로 돌아가 창조적 혁신을 이뤄내고 최고의 경영 스피드와 고효율 경영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실적 결산보고를 통해 수출 507억달러로 전체 수출의 15.6%, 주식 시가총액은 101조3000억원으로 거래소 시가총액의 14.4%를 각각 차지하는 초우량 기업으로 성장을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전자 단일 기업의 지난해 무역수지는 총 345억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무역수지 167억달러보다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고, 이익률 또한 13.4%로 글로벌 경쟁사인 IBM·HP 등을 따돌렸다.

 ◇파주공장에서 열린 LG필립스LCD(이하 LPL) 주주총회에서 권영수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마쓰시타는 현재 LPL로부터 32인치, 37인치 LCD 패널을 공급받고 있으며 필립스가(고객사이면서) 주주역할을 잘해왔던 것같이 마쓰시타를 필립스의 대안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언급은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마쓰시타와 제휴 가능성에 대해 비교적 우호적인 견해를 피력한 것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권 사장은 “마쓰시타가 꼭 주주로 들어와야 한다는 것은 아니고 하나의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다”며 “제휴와 관련해 양사가 공식 접촉한 사실은 아직 없다”면서 일각의 제휴 추진설을 부인했다.

 마쓰시타와 제휴설은 지난해 필립스전자가 올 7월 이후 LPL 보유지분 32.9%를 처분할 것이라고 공언하면서 불거진 바 있다.

 권 사장은 올해 설비투자와 관련해 “3월 발표할 5.5세대 투자집행 결정 외에 다른 투자계획은 없을 것”이라며 8세대 투자는 시간을 두고 추진할 뜻을 내비쳤다.

 권 사장은 이날 주총과 이사회를 통해 각각 상근이사와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주총에서는 정관변경으로 발행주식 총수를 기존 4억주에서 5억주로 늘리고, 신주 인수대상도 ‘국내외 금융기관’에서 ‘기업·기관투자자·국내외 금융기관’으로 확대했다.

 ◇삼성전기는 삼성화재 지하 대강당에서 1시간 만에 주총을 끝마쳤다. 강호문 삼성전기 사장은 이날 지난해 턴 어라운드를 바탕으로 △핵심역량 강화 △글로벌 역량 강화 △나눔경영 추진 등으로 실적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전 9시부터 열린 삼성SDI 주총도 25분 만에 끝났다. 안건으로 오른 재무제표 승인건과 이사보수 한도 2건은 주주들의 이의 없이 원안 대로 가결됐다. 이사보수 한도는 120억원으로 전년과 동일하게 책정됐다.

 제일모직은 서울 라마다르네상스호텔에서 정기 주총을 갖고 임기(3년)가 만료된 제진훈 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또 황백 패션 부문 부사장을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자산규모 2조원을 넘어선 제일모직은 이사 총수의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해야 하는 증권거래법에 따라 김영진 서울대 교수(경영학과)와 윤영대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2명을 새 사외이사로 맞아 총 4명의 사외이사 체제를 갖췄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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