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자원부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u트레이드허브가 지난 1월 말 시험가동에 들어갔다. 마케팅부터 대금 결제에 이르는 모든 무역 업무를 단일창구에서 처리할 수 있는 전자무역포털이 구축됐고 두성폴리머·정용무역 등 7개의 시범업체가 서비스를 이용하게 됐다. 올해 시작되는 전자무역 3차연도 사업을 통해서는 마케팅 종합정보시스템과 전자 선하증권 등 새로운 시스템을 추가해 전자무역 플랫폼 구축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한다.
따지고 보면 90년대 초 무역자동화사업을 시작한 이래 15년 만에 무역 관련 IT 인프라를 전면 개편하는 것이다. 15년 전은 지금과 많은 차이가 있다. 그때는 컴퓨터 이용률이 매우 낮았으니 컴퓨터를 이용해서 문서를 만들고 보내는 것은 더욱 낯선 일이었다. 무역에서 맨 처음 이루어지는 신용장 통지 한 건을 전자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은행 분들과 수십 번 미팅을 해야 했다. 무역자동화사업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어서 모두 힘들어 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앞으로의 세계는 컴퓨터가 지배하리라는 믿음을 가졌던 이들이 요소요소에 자리잡고 있었고 그들을 만나는 건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나는 것 같은 신선한 즐거움이었다.
21세기는 글로벌·콘텐츠·서비스 시대로 규정된다. 대기업에서는 글로벌 구매·생산·판매가 보편화된 지 오래다. 소량다품종 판매를 글로벌 환경에서 구현하려면 내부 IT 시스템과 글로벌 네트워킹이 긴밀하게 연동돼야 한다. 그래야만 적기에 정확한 부품으로 시장 공략이 가능해진다.
콘텐츠는 워낙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어 그 의미가 정확하지 않은 면도 있지만 문화·한류·상품의 격·국가 브랜드를 총칭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한류의 국제화를 위해 민족주의를 탈색시켜야 한다는 가수 겸 프로듀서인 박진영씨의 주장에 동의한다. 그래야만 한류가 세계적인 문화 아이콘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콘텐츠는 또 국가 브랜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국가 브랜드는 상품과 서비스 판매가격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다.
서비스는 새 상품이 콘텐츠로 포장돼 고객에 전달되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처럼 대량생산 방식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 하나하나의 고객지향형 맞춤형 서비스가 필요한 시대다. 그런데 그 고객이 남미에도 미국에도 아시아에도 있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시점에서 전자무역 인프라가 새 옷을 갈아입게 된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단순하게 컴퓨터 간, 단위 업무 간 폐쇄된 네트워크로 연결시키던 시절에서 벗어나 무역을 전자상거래와 연동시키고 물류·보험·금융·수출입 유관기관 등을 하나로 묶어서 그 위에서 무역업체들이 자유롭게 세계를 넘나들게 할 수 있어야 한다. 글로벌·복합화·콘텐츠화를 지향하면서 국가의 대표적 B2B 인프라로 거듭나고 이를 기업과 이어주는 많은 소프트웨어업체와 콘텐츠업체가 나와야 한다.
무역 인프라는 각각의 소프트웨어 및 정보서비스업체들과 협업을 통해 기업 간, 산업 간을 B2B·SCM·PRM 등으로 연계시켜 서비스와 정보가 물 흐르듯 하도록 해야 한다. 그 안에서 포워더 업체들이, 관세사가, 보험회사가, 금융기관 등이 무역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다양한 정보를 쉼 없이 주고받아야 한다.
앨빈 토플러는 ‘참여자가 만드는 세상’을 미래 사회의 주요 키워드로 이야기하고 있다. 웹2.0은 이러한 세상을 가능케 해준다. UCC를 통해 자신의 콘텐츠를 만들고 여론을 선도하며 돈도 버는 시대가 오고 있다. 무역과 서비스, 콘텐츠를 하나로 묶어야 한다. 20∼30대 젊은 무역인이 무역포털 안에서 SOHO를 구축하고 세계와 만나도록 해줘야 한다. 단지 무역인만이 아니고 대한민국의 모든 상인이 만드는 상품·서비스·콘텐츠를 가지고 국경을 넘어 미주로, 유럽으로 그리고 남미로 뻗어갈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u트레이드허브는 바로 그것이 가능한 국가적 인프라여야 한다. 지금까지의 무역자동화 경험, 기업의 글로벌 환경, 웹2.0으로 일컬어지는 IT 혁명을 반영해 새로운 차원의 인프라로 거듭나야 한다. 그래서 다가오는 2010년에 무역 규모 1조달러 시대를 여는 인프라여야 한다. 그날이 오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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