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달구는 이상급등 종목 `양면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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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겨울은 유난히 따뜻하다지만 코스닥시장만큼은 추위가 기승을 부린다. 올해 들어 코스닥은 제자리걸음을 반복하면서 전 세계 주요 증시 중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뜨거운 열기를 내뿜는 종목들이 있으니 ‘이상할 정도로 빨리 오른다’는 이유로 명명된 ‘이상급등종목’들이다.

◇‘뜨거운 것’이 좋아=올해 들어 지난 16일까지 이상급등종목으로 지정됐거나 지정예고를 받은 코스닥 종목은 총 17개(보통주 기준)다. 이들 종목의 특징은 주위 눈치를 살피지 않고 수직 상승곡선을 그린다는 점.

이른바 ‘구본호 효과’라는 유행어까지 낳았던 중계기업체 액티패스는 LG가 3세인 구씨의 투자소식에 힘입어 지난 12월 15일 이후 1월 17일까지 무려 한 달 간 쉬지 않고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 사이 회사는 12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기록했다.

액티패스는 이달 들어서도 두 차례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지난 12월 2000원대에 머물던 주가가 2만원대로 10배 가까이 폭등했다. 지난 연말 이 회사 주식 500만원어치를 샀다면 두 달 만에 4000만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확보할 수 있었던 셈이다.

지난달 두 차례 이상급등종목으로 지정된 위디츠도 비슷하다. 위디츠는 지난달 여덟 번의 상한가를 포함해 11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2050원으로 새해를 시작한 위디츠는 이달 초 한때 1만7000원대로 8배 넘게 상승했다.

◇덴 데 털 안 난다=너무 뜨거운 것만 좋아하다가는 자칫 심각한 화상을 입을 수 있는 것도 이상급등 종목의 특징이다. ‘덴 데 털 안 난다’는 옛 속담처럼 한번 크게 실패하면 다시 회복하기 힘들 수 있다. 특히 이미 노출된 재료만 믿고 뒤늦게 추격매수에 나서는 ‘개미’들의 위험이 크다. 지난달 구자극·구본현 대표가 LG가의 일원이라는 소식이 새삼 부각되면서 이상급등종목 지정예고를 받았던 엑사이엔씨는 3000원대였던 주가가 한때 6000원대로 두 배 가량 뛰었으나 최근에는 다시 3000원대로 돌아왔다. 운좋게 저점에서 사들여 고점에서 팔았다면 남부럽지 않은 차익을 남겼겠지만 그 반대였다면 투자원금이 반토막난 것이다.

자원개발주로 부각된 헬리아텍에 투자했다는 이유로 급등세를 이어가던 위디츠도 취근 1주일 사이 30% 급락했다.

한화증권 이영곤 책임연구원은 “이상급등종목은 대부분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과도하게 작용하는 경우”라며 “그만큼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 타이밍을 찾기 힘든 개인투자자들은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

 <이상급등종목이란> 이상급등종목은 △최근 5일간 주가상승률이 75% 이상 △최근 20일 중 최고 종가기록 △최근 5일간 주가상승률이 최근 20일간 코스닥지수 상승률의 4배 이상 등 세가지 조건에 모두 해당되면 지정된다. 물론 이같은 조건에 해당될 가능성이 발생하면 전날 지정예고 통지가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