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정보보호 기업들은 국내 시장에만 머무르던 좁은 시각을 버리고 거대 IT기업과 협력해 글로벌 시장의 본류에 합류해야 합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RSA2007에서 만난 마이크로소프트 기업네트워크 그룹 네트워크접근제어(NAP) 담당 매니저 캘빈 최(38)는 대통합으로 가고 있는 전세계 보안 시장에서 한국 벤처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이렇게 제시했다.
그는 전세계에 흩어진 100여 개의 기업을 NAP 파트너로 만든 주인공. 20년 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던 한국인 캘빈 최는 이제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전세계 NAP 파트너를 관리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다.
정보보호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은 마이크로소프트의 NAP에 동참하려는 기업들은 그의 날카로운 심사과정을 통과하지 않고 협력관계를 맺을 수 없다. 한국 벤처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남다른 애정이 있는 그는 국내 기업들이 MS의 전세계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기를 주문했다. 이 때문인지 100여 개 NAP파트너 중 한국기업이 9개나 된다. 한국 IT시장이 전세계 1%도 안 되는 상황인 걸 감안하면 NAP에 참여하는 기업은 10%에 육박한다. 한국 기업을 글로벌 시장에 소개하려는 캘빈 최의 남다른 애정 때문이다.
그는 “거대 IT기업들이 기술력 있는 보안 벤처를 발빠르게 인수하며 보안 시장이 대기업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단품 솔루션 위주의 한국 기업은 이런 대기업이 제공하지 않는 틈새 분야를 개척해 기술력을 확보하고 대기업과 협력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보안 벤처기업은 세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충분한 기술력을 보유했습니다. 이제는 그런 기술을 전세계에 소개할 수 있는 거대 협력 네트워크에 적극 참여해야 합니다. 제 도움이 필요한 분은 언제든지 연락하십시오.”
한국인으로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싶다는 캘빈 최는 “한국 기업들은 외국 기업과 협력을 마치 기술 종속이라고 생각한다”며 폐쇄적인 한국기업의 인식전환을 촉구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