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S 이용해 보다 정확한 강수·강설량을 예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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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몇 차례 폭설 예보가 부정확하게 발표되면서 정밀한 강수·강설량 정보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정확한 일기예보를 위해서는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취득해 이른 시간 내 해석해 내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곳곳에 설치된 위성 위치확인시스템(GPS) 관측소를 기상정보 취득 창구로 활용한다면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해 훨씬 정확한 일기예보가 가능할 것이다. 이 같은 개념에서 출발한 ‘GPS를 이용한 강수량 예측기술’이 서울대학교 종관규모기상학연구실 임규호 교수팀에서 개발됐다.

 GPS는 자동차 내비게이션이나 배와 비행기의 항로 설정, 측지와 지도제작 등에 활용되고 있다. 위성으로부터 수신기까지 전파되는 신호는 지구 대기권을 통과하게 된다. 이 같은 대기권을 통과하는 신호는 대기 중 수증기 때문에 수신기까지 도달하는 동안 시간지연이 발생하게 되는데 임 교수팀은 이 지연량과 GPS 수신기가 위치한 지점의 지상기온·기압을 활용해 대기 중의 수증기량을 산출해 냈다. 대기 중 수증기량은 구름의 생성과 강수발생 그리고 대기 중 에너지 수송 등에 중요한 정보가 된다. 시공간적으로 상세한 수증기량을 안다는 것은 날씨를 좀 더 정확하게 예측하는 데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임 교수는 “현재 수증기량 관측정보는 매우 부족한 편으로, 날씨 예측에 필요한 만큼의 정보를 풍부하게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한반도에는 현재 77개의 GPS 관측소가 설치, 운영 중이므로 이를 활용한다면 시공간적으로 정밀하고 정확도 높은 수증기량 정보를 얻어 더욱 정확한 날씨 예측에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미 설치돼 있는 관측소를 활용하는 것이므로 경제적으로도 큰 장점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임 교수팀의 최종 목표는 GPS를 활용해 고해상도의 시공간 수증기량을 실시간으로 산출하고, 이를 다른 기상 관측자료(상층관측자료·레이더자료 등)와 병행해 기상수치모델에 적용, 날씨 예보를 하는 것이다.

 임 교수팀의 연구성과는 과학기술부가 지정하는 ‘연구우수성과 100선’에도 선정됐지만 실제 일기예보에는 아직까지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관련 기술의 신뢰성 향상을 위한 보완 연구와 함께 제도적인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확한 강수량 예측을 위해서는 한반도 특성에 맞는 기상수치모델링 연구와 GPS 기상자료동화기술 개발도 병행돼야 한다. GPS 수신기가 있는 위치의 정확한 지상기온과 기압이 필요하므로 각 GPS 관측소에는 관련 정보를 얻을 기상관측장비가 사전에 설치돼야 한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 기상관측장비가 설치돼 있는 GPS 관측소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현재 한반도에서 운영되고 있는 GPS 관측소는 5개의 기관(한국천문연구원·행정자치부·해양수산부·국토지리정보원·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설치, 운영하고 있다. 날씨 예보에 이 같은 인프라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각 관측소에서 생산된 GPS 자료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돼야 한다. 또 일기예보의 주체인 기상청을 포함해 GPS 관측소를 운영하고 있는 각 정부부처와 유관기관과의 협조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etnews.co.kr

<연결기사>필요한 원천기술은?

 GPS를 이용한 강수량 산출을 위해서는 자료의 정밀처리기술이 필수적이다. 임 교수팀은 대기 중 수증기에 의한 GPS 신호 지연량을 계산해 강수량을 측정하는 데 실제 측정된 값은 매우 작아 정확한 계산을 위해서는 매우 정밀한 자료처리작업을 필요로 한다.

 기상수치 예보모델(Numerical Weather Prediction Model)도 확보돼야 한다. 기상수치 예보모델을 간단히 표현하면 ‘컴퓨터 속의 작은 지구대기’라 할 수 있다.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대기의 운동(바람·기온변화·강수 등)을 컴퓨터가 계산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표현해 놓은 것이다. 공기 흐름의 시간변화를 표현하는 물리 방정식을 컴퓨터로 풀어 미래의 대기상태를 예측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 방법에서는 컴퓨터로 다루기 쉽도록 지구를 상세한 격자망으로 덮어 그 격자점에서의 값으로 대기상태를 표현해야 한다.

 기상자료 동화기법(Data Assimilation Technique)도 주요 원천기술로 꼽힌다. 기상수치예보모델은 지구를 3차원의 조밀한 격자망으로 표현하므로 육지와 해양 모두 3차원의 정밀한 관측자료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실제 기상관측은 드문드문 불규칙하게 분포돼 있는 관측소에서 이루어지므로 완벽한 데이터를 제공하지 못한다. 기상자료 동화기법은 불규칙하게 분포돼 있는 관측소에서 얻은 기상정보를 격자망으로 이루어진 기상수치모델이 안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중간 기능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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