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리는 플라스틱을 이용해 고부가가치 연료를 생산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일단 쓰레기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환경보호에 일조할 것이고 경제에도 보탬이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폐기물에너지연구센터 신대현 박사팀은 가정이나 산업체 등에서 배출되는 플라스틱을 열분해해 오일을 만드는 기술을 확보했다. 폐 플라스틱을 연속식으로 열분해하는 공정은 과학기술부의 프런티어 연구사업으로 자원재활용사업단의 지원을 통해 개발됐다. 현재 기술개발 참여기업인 코리아알앤디와의 협력을 통해 전북 김제시 월평공단에서 3000톤 규모의 실증 플랜트에서 시험 생산을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의 최근 폐 플라스틱 발생량은 연간 약 600만톤으로 추산된다. 2010년에는 약 800만톤의 폐 플라스틱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가운데 100만톤만 이 기술을 이용해 오일을 생산하면 연간 약 70만톤의 석유 수입대체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연간 4000억원의 경제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폐 플라스틱에서 오일을 빼내는 원리는 비교적 간단하다. 우리가 사용하는 컵라면 용기나 장난감 등은 대부분 연료유를 가공해 만들어진다. 반대로 폐 플라스틱을 산소가 없는 조건에서 열분해를 하면 플라스틱이 다시 석유 형태로 바뀌게 된다. 즉 석유로 만든 플라스틱을 사용 후 다시 석유로 환원하는 것이다. 폐 플라스틱의 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략 폐 플라스틱 1㎏을 열분해하면 1리터에 가까운 오일이 추출된다.
플라스틱은 탄소 수십만개가 연결된 고분자 형태로 돼 있다. 열분해를 통해 사슬이 끊어지는 분해반응이 일어나 탄소 개수(분자량)가 작은 오일이나 가연성 가스로 전환하는 원리를 적용했다.
원리는 간단하지만 효율적이고 안전한 공정을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우선 폐 플라스틱을 녹이면 끈적이는 점성 액체가 되며 이를 이송관 등으로 이송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다. 또 높은 온도에서 플라스틱을 분해하면 새카만 탄소 찌꺼기가 발생해 플랜트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는 데 장애가 될 수밖에 없다.
신대현 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는 “소규모 실험을 통해 문제점을 확인하고 이를 해소하는 절차를 수없이 반복하는 과정을 거쳤다”며 “점성이 높은 물질의 안정적이고 연속적인 반응을 꾸준히 유도하는 것이 최대 과제였다”고 말했다.
폐 플라스틱은 자원의 재활용이라는 점에서도 매력적이지만 사회적 관심이 높은 환경 문제도 해결 방안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폐 플라스틱의 매립금지와 소각에 의한 유해성분 발생 등의 환경문제는 여러 민원의 원인이 되고 있다. 열분해를 통한 고부가가치의 석유 생산은 지자체 등의 폐 플라스틱 처리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이 같은 기술은 재활용 분야 기술 강국인 독일과 일본에서 많은 연구가 진행돼 왔다. 대규모 상용장치가 개발돼 활용되고 있고 추가적인 부가 기술도 개발 중이다. 국내는 소규모 회분식 장치가 몇개 중소기업에서 운전하고 있지만 대형 응용 기술력과 활용도 등에서는 뒤처져 있다는 평가다. 실증 연구를 거친 상용화된 연속 추출장치의 개발이 시급한 이유다.
신 박사는 “고분자 폐기물(폐 플라스틱)의 연속식 열분해 유화기술을 통해 이미 수율 70%에 도달했고 2차 환경오염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특히 관련 기술을 중국·동남아 등의 개발도상국에 수출한다면 로열티 수입을 통해 외화 획득도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박사팀이 개발한 기술은 폐 플라스틱과 유사한 폐 타이어, 폐유, 바이오매스 등 유사 성질의 폐기물에 확대 적용하는 것도 향후 개발해야 할 방향으로 꼽힌다. 다양한 분야로의 응용을 통해 보다 많은 부가가치를 얻고 환경파괴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etnews.co.kr
◆제도적 보완, 수급체계 등 보완필요
현재까지 관련 기술개발 속도에 비해 관련 기술의 보급은 더딘 편이다. 기술적 보완과 함께 관련 제도, 원료 수급 체계 등의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열분해 유화사업은 폐기물의 처리보다는 재활용 수단으로만 부각돼 왔다. 충분한 사업성 검토도 없었다는 평가다.
폐 플라스틱을 이용한 본격적인 석유 생산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국내 고유기술의 정립과 기술 축적을 통한 신뢰성 확보가 최우선이다. 위험물질을 다루는 공정인만큼 안정성 부분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수많은 검증을 거쳤지만 양산 공정을 위해서는 더많은 검증작업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생산자 중심의 폐 플라스틱의 수집·운반 체계도 수립돼야 한다. 지금까지의 폐 플라스틱 유통 경로에서는 최상의 생산 효과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원료에 대한 처리비 지원방식 역시 공개 입착방식으로 이뤄지다 보니 해마다 입찰가격이 낮아지는 등의 문제가 있다. 폐 플라스틱의 처리비에 대한 정부 지원제도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