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간 납품대금 결제 통화가 달러화로 바뀌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속락하면서 수출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협력업체 납품대금으로 결제하는 기업이 늘면서 달러화 결제시대가 본격 열리고 있는 것이다.
중소 부품업체들은 원화 강세로 어려움에 직면한 대기업들이 협력사에 환율 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그대로 전가하는 것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달러결제 확산 배경=대기업들이 달러 결제를 도입하는 주된 배경은 환차손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기업과 거래하는 1차 부품업체들 역시 리스크 헤지를 위해 2,3차 협력업체에 달러화 결제를 요구하고 있다.
원화가치 상승으로 지난해 1100원을 유지했던 원·달러 환율이 900원대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환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달러 결제가 도미노현상처럼 빠르게 퍼지고 있는 셈이다.
인천 남동공단 부품업체의 한 관계자는 “달러로 사고, 달러로 파는 거래관계가 확산되고 있다”며 “앞으로 900∼920원까지 원·달러 환율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접적인 단가 인하 여력이 없어지면서 중소기업들의 저항이 상대적으로 적은 달러결제가 간접적인 방법으로 선호되기도 한다.
대기업에 휴대폰 부품을 공급하는 한 중소기업은 모듈 1개당 단가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결제 기준으로 달러를 사용한다. 납품단가가 ‘개당 ∼달러’씩으로 결정되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원달러 환율 변동에 따른 영향을 경영계획에 최소한 적게 반영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이용된다.
◇현황 및 영향=달러 결제는 지난 해 3분기 이후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도입된 뒤 2006년 4분기 이후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달러 결제를 도입하는 대기업이 늘어나면서 1차 부품업체들 역시 2차 협력업체 또는 원부자재 공급업체에 대한 결제를 달러로 하기 시작했다.
1차 협력업체들은 원자재 공급업체에 재료비를 고스란히 전가하는 셈이다. 다만 가공비와 인건비는 원화 결제시에 비해 손해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이러다 보니 폴리카보네이트, 레진 등 디지털 기기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및 소재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망=전문가들은 당분간 이 같은 달러 결제구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휴대폰 부품업체 A사 관계자는 “완제품 수출업체들의 경우 당분간 달러 결제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같은 간접적 단가 인하 이외에 인사철을 맞아 대기업 구매담당 직원의 교체도 부품업체엔 보이지 않는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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