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21](137)초고온성 미생물

 초고온성 미생물이란 섭씨 80도가 넘는 곳에서 사는 미생물을 말한다. 이 미생물들은 100도 이상의 온천수와 400도가 넘는 심해 열수구에서도 꿋꿋이 살아남는다. 비결은 무엇일까?

 보통 박테리아나 진핵생물의 세포막은 2겹 인지질로 이뤄져 있는 데 비해 초고온성 미생물의 세포막은 훨씬 단단한 구조인 1겹 인지질 층이다. 또 고온에서도 DNA 구조를 안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자이라아제(reverse gyrase) 등의 특별한 효소를 가지고 있어 높은 온도를 견딜 수가 있다.

 초고온성 미생물은 산업적 응용가치가 매우 높다. 대표적인 것이 써머스 아쿠아티커스(Thermus aquatics)라는 ‘내열성 DNA 중합효소’다. DNA 중합효소는 아주 적은 양의 DNA를 순식간에 수백만 배로 증폭시켜 개인의 DNA를 판별할 수 있도록 해주는 중합효소연쇄반응(PCR)의 필수요소다. 그런데 이 반응은 80도 이상의 고온에서 일어난다. 따라서 초고온성미생물에서 추출한 DNA 중합효소는 반응의 성공률을 크게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또 서모토가(Thermotoga)라는 초고온성 미생물에서 추출한 자일라나제(xylanase)는 90도 이상에서 자일로올리고당을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해준다. 자일로올리고당은 위 속의 유산균 증식에 도움을 줘 기능성 음료와 식품에 많이 첨가되는 성분이다. 이 외에도 펄프를 제조하거나 폐기물을 분해하는 데도 초고온성 미생물이 사용되고 있다.

 뜨거움을 견디는 초고온성 미생물은 그야말로 ‘뜨거운 잠재력’을 가진 존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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