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영을 시작한 오콘(대표 김일호)의 ‘선물 공룡 디보’는 방영 전부터 전작 ‘뽀롱뽀롱 뽀로로’를 능가할 만한 상품성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봉제인형으로 만든 ‘디보’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요소로 가득 차 있다. 보라색 공룡 디보의 컨셉트를 잡고 애니메이션을 연출한 것은 우지희 감독(34)이다.
여섯 살 난 아들이 있는 우 감독은 “디보를 통해 엄마가 아이를 생각하는 따뜻한 정성이 배어나는 사랑스러운 느낌을 전달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디보인형에 천을 사용한 것이나 스티치를 강조한 것 역시 엄마가 손수 만든 듯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였다. 이 소재는 기존의 수많은 공룡 캐릭터들과 차별화되는 요소이기도 하다. 디보가 선물을 꺼내는 배에 달린 지퍼도 차별화를 위해 도입했고,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는 물론 산업적인 전략도 들어있다. 우 감독은 “봉제인형을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활용함으로써 TV 속 주인공과 할인매장이나 백화점에 파는 인형이 똑같다는 점이 1차적인 프로모션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눈에 띄는 것 중 하나가 대부분의 공룡이 초록색인데 반해 디보는 보라색이라는 점이다.
우 감독은 “공룡이 초록색이라는 고정관념과 선입견을 심어주는 것은 아이들에게 미안한 일”이라며 “창의력과 상상력을 자극하기 위해 다른 색상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디보에게 여러가지 색 옷을 입혀본 끝에 보라색이 디보의 듬직한 성격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고 편안한 느낌을 줘서 최종 선택했다는 것이다.
소재 하나 색깔 하나까지 차별화와 산업적으로 성공시키기 위해 오랜 시간 고민한 끝에 탄생한 것이 지금의 디보이다.
우 감독은 “오랜 시간 정성을 들이고 완성되기를 기다린다”는 점에서 아이를 낳는 것과 캐릭터를 탄생시키는 것은 흡사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이가 세상에 태어났을 때는 너무나 큰 축복이어서 감사할 따름이지만 캐릭터를 세상에 내놓고 나면 수정하고 비판할 부분부터 보게 되는 것이 둘 사이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강조한다.
임신을 하면서부터 유아용 캐릭터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우 감독은 “유아용 시장에서 오콘만큼 많은 노하우를 축적한 곳이 없다고 본다”며 “앞으로도 계속 이 분야를 발전시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우 감독은 이어 “한 아이의 엄마였기에 유아용 캐릭터 시장에 관심을 가진 만큼 아이가 자라면 초등학생, 청소년, 성인까지 관심사가 확대되지 않겠냐”며 다양한 시장으로의 진출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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