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유통 업체들이 수십년간 쌓아온 반도체 산업에 대한 노하우를 국내 중소기업에 전파, 성공모델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 반도체를 개발하는 중소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반도체설계전문(팹리스) 업체들이 마케팅 전문이라고 할 수 있는 유통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성장 기반을 다졌다. 또 유통업체들은 주요 고객이라고 할 수 있는 중소 단말기·모듈 제조 업체들의 사업을 도우면서 상생협력을 이뤄내기도 했다.
반도체 유통업체들은 국내에서 반도체 시장이 형성될 초기부터 사업을 벌여왔기 때문에 시장 흐름에 대한 판단이 빠르고 위기 관리에 강하다. 또 현금보유량이 많아 안정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어, 유통업체들의 노하우 전수가 태동기를 지난 팹리스 업체들은 물론 성장 가능성이 많은 중소 제조업체들에도 큰 조력자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팹리스 업체들이 유통업체들의 노하우를 전수받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번째는 분사의 방식이다. 반도체 유통 업체들은 단순 유통에서 벗어나 자체 제품 확보를 위해 연구소를 설립해 자체 반도체를 개발했으나, 고객과 경쟁관계가 된다는 문제 때문에 신생 팹리스로 분사하는 사업형태를 선택했다. 마케팅 공조나 원가 절감 방식은 유통업체가 팹리스에 노하우를 전달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방식이다. 반도체 설계만을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는 기술력은 있어도 마케팅 능력이 없는 경우가 많으며 유통업체와의 공조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다. 투자 모델은 팹리스 업체가 기술개발을 원활히 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것과 동시에 팹리스가 가장 선호하는 협력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유통업체의 경우 자금력뿐 아니라 구매파워까지 갖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체들도 이득이다. 팹리스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사업 다각화를 이룰 수 있다는 점과 장기적인 고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노력이 최근에는 중소 단말기·모듈 제조 업체들과의 상생 협력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중소 업체들이 생산기반을 잃고 경기침체를 겪자 유통업체들은 고객을 살려야 유통업체들도 산다는 판단 아래 중소 업체들과 함께 살 길을 모색하고 있다. 자신이 취합한 시장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물론 고객과 투자자 사이의 중간다리 역할까지 자처했다.
이규진 에브넷코리아 사장은 “유통업체들이 살 길을 찾기 위해서도 우리의 노하우를 중소기업과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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